귀국 尹 앞 현안 산적…거야 압박·북러 밀착·의사 집단행동
野 쟁점법안 신속 처리 방침…거부권 정국 불가피
총리 교체 대신 개각 통해 국정 쇄신 도모 관측도
- 정지형 기자
(서울=뉴스1) 정지형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5박 7일간 이어진 중앙아시아 3개국 국빈 방문 일정을 끝내고 16일 귀국한 가운데 자리를 비운 사이 쌓인 국내 현안들이 윤 대통령을 기다리고 있다.
당장 국회로 눈을 돌리면 '거야'(巨野)가 쟁점법안 신속 처리 방침을 세우면서 재의요구권(거부권) 정국이 되풀이될 가능성이 커졌다.
더불어민주당은 국회 관례를 깨고 국회의장과 법제사법위원장 자리를 모두 가져간 데 이어 이를 바탕으로 쟁점법안 처리에 속도를 내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당장 민주당은 윤 대통령이 한 차례 거부권을 행사한 해병대원 특검법을 다음 달 안으로 통과시키겠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여기에 마찬가지로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썼던 방송3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 역시 지난 14일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 상정됐다.
야당은 전세사기 특별법을 비롯해 21대 국회에서 윤 대통령이 거부권으로 돌려보냈던 법안을 모두 재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윤 대통령은 거부권을 연달아 행사해야 하는 상황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윤 대통령이 지난 4월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직후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영수회담을 하며 '협치' 제스처를 취했지만 거부권 정국이 펼쳐질 경우 국정동력에도 타격이 예상된다.
윤 대통령 지지율 하락 원인 중 하나로 반복적인 거부권 행사가 꼽혔던 만큼 정치적 부담이 커질 수 있는 탓이다.
외교 측면에서는 '북러 밀착'이 변수가 되고 있다.
중앙아시아 순방 기간 대통령실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조만간 북한을 방문할 것이라는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
양측이 재래식 포탄과 위성발사체 기술을 맞교환하며 군사협력 강화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면서 한반도 안보에 위협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윤 대통령은 대남 오물풍선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9·19 군사합의 전체 효력 정지와 함께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에 나서며 북한의 도발 가능성을 관리해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아울러 의료계 집단행동이 다시 격화하고 있는 점도 풀어야 할 숙제다.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 비대위원회가 오는 17일부터 무기한 휴진을 선언한 데 이어 40개 의과대학이 소속된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도 대한의사협회(의협)의 18일 휴진 결정에 따르기로 결정했다.
정부가 거듭 전공의를 향해 의료현장 복귀를 요청하고 있지만 의료계가 다시 한번 집단행동에 나서며 의정갈등이 해소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의사분들께서 집단으로 진료를 거부하시지 않도록 지금 물밑에서 계속 만나고 설득하고 있다"고 했다.
아울러 윤 대통령은 개각 작업에도 착수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로서는 행정안전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환경부·고용노동부를 비롯해 윤석열 정부 출범 초대 장관들이 교체 대상으로 거론된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과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도 교체 가능성이 있다.
윤 대통령은 국회 동의가 필요한 총리 교체 대신 개각 카드로 국정 쇄신을 도모할 수 있다.
한편 윤 대통령은 다음 주 26번째 민생토론회를 주재하며 민생 현안 챙기기에도 나설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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