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실크로드' 첫발 내디딘 尹, 투르크와 경제 접촉면 확대
국빈 방문 계기 무역·투자 확대 기반 마련
플랜트 수주 청신호…총 60억불 규모 기대
- 김정률 기자, 정지형 기자
(아시가바트(투르크메니스탄)·서울=뉴스1) 김정률 정지형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대(對)중앙아시아 외교전략인 'K실크로드 협력 구상'을 이행하기 위한 첫발을 뗐다.
3국 순방 첫 국빈 방문지에서 K실크로드에 관한 지지를 얻어내면서 태평양도서국(태도국)과 아프리카에 이어 중앙아시아에서도 협력관계 구축에 청신호가 켜지는 모습이다.
11일(현지시간) 대통령실에 따르면, 세르다르 베르디무하메도프 투르크메니스탄 대통령은 전날 양국 정상회담에서 K실크로드에 확고한 지지 입장을 표명했다.
베르디무하메도프 대통령은 내년에 처음 열릴 계획인 한-중앙아시아 정상회의 개최 계획에도 지지를 나타냈다.
K실크로드는 윤 대통령이 투르크메니스탄·카자흐스탄·우즈베키스탄 3국 국빈 방문 전 내놓은 지역 맞춤형 외교 전략으로 중앙아시아와 협력을 제도·정례화하는 것이 골자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더해 글로벌 복합위기 속에서 전략적 가치가 높아지고 있는 중앙아시아 5개국과 밀착해 국익을 증진할 방안을 찾겠다는 것이 K실크로드가 만들어진 배경이다.
윤 대통령은 정상외교로 중앙아시아 각국과 협력 채널을 가동하고 본격적인 현지 시장 공략에 나선다는 구상을 그리고 있다.
무엇보다 인구가 젊고 매년 꾸준히 경제 성장을 이루고 있는 중앙아시아 국가들은 리튬 등 핵심광물도 풍부해 한국과 협력할 수 있는 접촉면이 넓다.
투르크메니스탄에서도 윤 대통령은 양국 간 '호혜적 동반자 관계'를 바탕으로 교역·투자 등 경제 분야에서 구체적인 성과를 거뒀다.
무역투자촉진프레임워크(TIPF)를 체결해 산업과 에너지 분야에서 전략적 협력을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번에 맺은 TIPF는 중앙아시아 국가 중에서는 우즈베키스탄과 카자흐스탄에 이어 세 번째다.
박춘섭 경제수석은 현지 브리핑에서 "투르크메니스탄은 아직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하지 않아서 우리 기업이 현지 시장에 접근하기가 용이하지 않았다"며 "TIPF 체결로 양국 간 안정적인 교역·투자 환경이 마련된다"고 했다.
아울러 국내 기업 일감 수주 소식도 윤 대통령 국빈 방문을 계기로 전해졌다.
2018년 키얀리 폴리머 플랜트 완공 이후 후속 수주가 없는 상황에서 '갈키니쉬 4차 탈황설비 건설 기본합의서'로 2009년 이후 15년 만에 탈황설비(현대엔지니어링) 수출 길이 열리게 됐다.
현대엔지니어링이 따내려는 키얀리 폴리머 플랜트 정상화 2단계 사업과 대우건설이 입찰 중인 비료 플랜트 건설 사업까지 합하면 총 60억 달러(약 8조 원) 규모 수주가 기대된다는 것이 대통령실 설명이다.
나아가 내륙 국가인 투르크메니스탄은 도로와 철도, 항공 등 인프라 건설 수요가 계속 늘어나고 있어 해당 분야에 강점을 가진 한국 기업으로서는 사업 기회가 많아질 수 있다.
양국 철도기관이 인프라 양해각서(MOU)를 맺은 것도 사업타당성 조사 실시를 위한 조치다.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은 "동서로 횡단하는 교통망 건설에 일조할 수 있을 것"이라며 "스마트 신도시에 관한 수요도 굉장히 높아 엔지니어링 업계가 진출할 수 있는 터전이 된다"고 했다.
kingko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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