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소야대로 꽁꽁 묶인 尹, 외교·안보서 돌파구 찾는다

대형 외교행사 잇달아 개최…글로벌 중추국가 발판 마련
지지율 하락 속 안보 강조 결집…석유 매장 깜짝 발표도

윤석열 대통령이 5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4 한-아프리카 비즈니스 서밋 개회식'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4.6.5/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서울=뉴스1) 김정률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굵직한 국제 행사를 잇달아 개최하는 한편, 연일 안보를 강조하는 모습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 5월 말 한중일 정상회의에 이어 아랍에미리트(UAE) 대통령과 정상회의, 6월에는 한-아프리카 정상회의를 개최했다. 이런 고위급 행사는 오랜 조율을 거친 장기 프로젝트로 윤 대통령의 대선 공약의 연장선이기도 하다.

하지만 총선 패배 이후 연일 하락 곡선을 그리는 지지율과 남은 3년 임기를 여소야대 상황에서 보내야 하는 윤 대통령으로서는 마땅한 출구를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윤 대통령은 해병대원 특검법과 김건희 여사 특검법 등 복잡한 내치에서 벗어나 가시적인 성과를 낼 수 있는 외치에 좀 더 힘을 실으려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 UAE와 정상회담에서는 300억 달러 투자 약속을 재확인하고 아랍 국가와는 최초로 포괄적경제동반자 협정을 체결했다. 또 한중일 정상회의에서는 3국이 한반도 평화·안정 유지가 한중일 공동 이익이자 책임임을 재확인했다.

아프리카 대륙 48개국과 진행한 한-아프리카 정상회의에서는 상호 호혜적 경제협력 관계 구축을 내용으로하는 공동선언문을 발표했다. 기존 미국 등 강대국 중심의 외교 정책에서 한국이 중심이 되는 다자 외교의 첫발을 디뎠다는 평가다.

윤 대통령은 외교뿐 아니라 탄도미사일과 위성정찰 발사, 오물 풍선 살포 등 북한의 잇단 도발에 대해서도 강경 대응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보수의 텃밭인 대구·경북에서도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한 부정 여론이 긍정 여론보다 높다는 조사가 발표되는 등 기존 지지층마저 이탈하고 있다. 이에 보수 정권의 트레이드 마크라고 할 수 있는 안보 분야를 강조한 셈이다.

윤 대통령은 6일 현충일 추념사에서 북한에 대해 "서해상 포사격과 미사일 발사에 이어 최근에는 정상적인 나라라면 부끄러워할 수밖에 없는 비열한 방식의 도발까지 감행했다"고 비판했다.

윤 대통령은 "정부는 이러한 북한의 위협을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며 "철통같은 대비태세를 유지하며 단호하고, 압도적으로 도발에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이와 함께 경제 분야에서는 지난 3일 경북 포항 영일만 일대에 최대 140억 배럴의 석유와 천연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깜짝 발표를 했다.

대통령실과 산업부에 따르면 이번 석유·가스 매장 가능성 소식은 관련 부처뿐 아니라 대통령실 내부에서도 소수에게만 공유됐다. 윤 대통령의 발표 소식도 직전에서야 공지됐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통화에서 "코로나19 과정도 다 극복되지 않았고, 고금리·고물가 상황에서 조금이라도 국민들께 희망을 줄 수 있는 좋은 일이라서 대통령께서 직접 발표하겠다고 결정했다"고 전했다.

jr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