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석유' 총선 전 보고받은 尹 '신중'…확신들자 직접 발표
작년말 대통령 첫 보고 후 보안 지키며 신중하게 재검증
"국민에게 희망 줄수 있는 일" 대통령 직접 발표 결정
- 김정률 기자, 정지형 기자
(서울=뉴스1) 김정률 정지형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은 3일 경북 포항 영일만 일대에 최대 140억 배럴의 석유와 천연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물리탐사 소식을 직접 국민들에게 전했다.
윤 대통령은 마지막까지 산업통상자원부의 보고를 신중하게 검토한 후 고금리 등으로 어려운 국민들께 희망을 주겠다는 차원에서 직접 발표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부터 용산 대통령실에서 한-아프리카 참석차 공식 방한한 각국 정상들과 연쇄 정상회담을 진행했다.
윤 대통령은 바쁜 일정 가운데 잠시 시간을 내서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룸을 찾아 "포항 영일만 앞바다에 막대한 양의 석유와 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물리탐사 결과가 나왔다"며 "국민 여러분께 이 사실을 보고드리자 한다"고 밝혔다.
대통령실과 산업부에 따르면 이번 석유·가스 매장 가능성 소식은 관련 부처뿐 아니라 대통령실 내부에서도 소수에게만 공유됐다. 윤 대통령의 발표 소식도 직전에서야 공지됐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석유·천연가스 매장 가능성은 지난해 연말 첫 검토 결과가 나왔다. 하지만 성급하게 발표될 경우 전체 산업 등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복수의 전문가들의 의견을 청취하며 재검증이 이뤄졌다.
검토 과정은 지난해 연말부터 올해 5월 중순까지 진행됐다. 이 과정에서 윤 대통령은 완전히 객관적으로 확신이 들 수 있을 때까지 재검토하라고 지시했고, 이런 검토 과정은 5월 중순에야 마무리됐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이날 오전 윤 대통령 발표 후 추가 브리핑에 "지난주부터 대통령실과 소통하고 어제 직접 윤 대통령에게 보고했다"며 "대통령께서 큰 예산이 드는 작업이지만 충분히 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해서 후속 작업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통화에서 "코로나19 과정도 다 극복되지 않았고, 고금리·고물가 상황에서 조금이라도 국민들께 희망을 줄 수 있는 좋은 일이라서 대통령께서 직접 발표하겠다고 결정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윤 대통령 발표 직후 석유·가스주 등 관련 주가가 급등한 데 대해 "주식 시장이라든지 어떤 정치적 의도도 없다"며 "만일 그런 의도가 있었다면 총선 전에 발표했을 것이다. 그랬다면 (선거에) 플러스가 되지 마이너스가 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jr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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