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부국' 아프리카와 손 잡는 尹…외교·공급망 지표 넓어진다

작년 부산엑스포 유치전 이후 두 번째 스킨십
고도성장 경험 공유하고 경제협력 기회 발굴

윤석열 대통령이 31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한-아프리카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방한한 줄리우스 마아다 비오 시에라리온 공화국 대통령과 환담을 나누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4.5.31/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서울=뉴스1) 정지형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은 '한-아프리카 정상회의'를 계기로 글로벌 사우스와 전략적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릴레이 정상외교를 펼친다.

1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오는 4~5일 국내에서 한-아프리카 정상회의가 열린다.

윤 대통령이 대(對)아프리카 외교에 나서는 것은 지난해 2030 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전을 수행하면서 여러 국가 정상과 만난 데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해 부산엑스포 지지를 당부하며 아프리카 국가들과 안면을 튼 윤 대통령은 각국과 협력 강화 방안을 구체적으로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윤 대통령은 전날 시에라리온을 시작으로 오는 5일까지 잠정적으로 25개국과 연쇄 정상회담을 개최할 계획이다.

윤 대통령은 시에라리온과 지난해 9월 유엔(UN) 총회를 계기로 미국 뉴욕에서 정상회담을 한 차례 한 바 있다. 전날 대통령실에서 열린 한-시에라리온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은 무역 투자 촉진 프레임워크(TIPF) 양해각서(MOU) 체결하며 교역 확대 발판을 마련했다.

앞으로 이어질 회담에서도 주로 경제·인프라·농업 분야에서 협력 확대 방안이 논의될 전망이다.

특히 아프리카 국가들은 한국전쟁 후 단기간 내에 급속도로 경제성장을 이뤄낸 우리나라의 '새마을 모델'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 정부 입장에선 고도성장 경험을 공유하며 친밀감을 쌓으며 아프리카 국가들과 밀착, 핵심광물 공급망 강화 등을 노릴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아프리카는 전 세계 광물자원 중 30%가 집중 매장돼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크롬·망간·코발트 같은 이차전지 배터리 등 첨단산업 분야 핵심 원료가 풍부해 전략적 가치가 높다.

윤 대통령이 엑스포 유치를 명목으로 내세우긴 했지만 아프리카 국가들과 일일이 만나며 스킨십에 나선 데는 이 같은 실리적 관점도 작용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에는 에스와티니 등 수교 이후 처음 정상회담을 가진 국가도 적지 않았다.

일대일로(一带一路)를 내세운 중국은 아프리카에 대사관이 53개가, 일본도 54개를 가지고 있을 정도로 이미 주요국들은 자원부국 공략을 위해 현지에 활발히 진출한 상태다.

한국은 지난해까지 총 18개 공관을 설치해 두고 있었는데, 윤 대통령은 엑스포 유치전 과정에서 이런 상황을 보고받고 아프리카에 공관을 더 늘리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기업 입장에서는 사업 기회가 있어도 해외 현지에 공관이 없으면 도움을 받을 수 없어 사업 실현이 제한된다. 이 때문에 수출확대 및 시장·공급망 확장을 위해서라도 신시장으로 떠오르는 아프리카에 공관 확대가 절실하다는 요구가 많았다.

글로벌 중추국가 외교 비전에서도 이번 한-아프리카 정상회의는 지난해 한-태도국 정상회의에 이어 지금까지 소홀했던 지역을 대상으로 외교 지평을 넓힌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게 대통령실 설명이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정부 출범 후 2년여간 아프리카 17개 나라와 정상회담을 했다"며 "이번 회의 계기 약 25개 국가와 정상회담을 해 아프리카와 긴밀히 협력을 도모하는 소중한 자산이 될 것"이라고 했다.

kingko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