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CEPA 체결·에너지-방산 전방위 협력…'제2 중동붐' 교두보

'국빈' UAE 대통령과 정상회담…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 심화
창덕궁 친교 행사·블랙이글스 공식환영식 출격…최고 예우

윤석열 대통령이 28일 서울 창덕궁 후원에서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아랍에미리트(UAE)대통령과 산책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4.5.28/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서울=뉴스1) 나연준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은 29일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아랍에미리트(UAE) 대통령과 만나 '제2 중동붐' 조성을 위한 교두보를 만들었다. 양국은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를 체결해 교역 자유화 및 투자 확대의 발판을 마련했다.

윤 대통령과 모하메드 대통령은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정상회담을 가졌다. 정상회담에 앞서 공군 블랙이글스의 축하 비행이 실시됐고, 전통 의장대와 취타대 100여 명, 아크부대 관계자 500여 명, 어린이 환영단 130여 명이 참석해 UAE 대표단을 맞이했다.

한국과 UAE는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CEPA 등 총 19개에 이르는 문건에 합의하며,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심화했다. 한국이 아랍 국가와 CEPA를 체결한 것은 UAE가 최초다.

이와 더불어 양국은 △경제·투자 △전통적 에너지·청정에너지 △평화적 원자력 에너지 △국방·과학기술 등 4대 핵심 분야를 비롯해 중소벤처, 지식재산, 문화, 아프리카 등 제3국 공동진출, 기후변화 등 다방면에서 협력을 심화하기로 했다.

양 정상은 UAE 국부펀드의 '300억 달러(약 37조원) 투자 공약' 성과를 확인하고, 투자 협력을 이어가기로 했다. 이외에도 무바달라 등 UAE 기관은 투자협력 채널을 통해 한국 시장에 60억 달러(약 8.2조원) 투자 기회를 검토 중이다.

또한 아부다비국영석유공사(ADNOC)와 우리 기업 간 'LNG 운반선 건조의향서' 체결을 통해 약 15억 달러(약 2조원) 규모의 선박 건조 수주의 기반이 마련됐다.

더불어 양국은 현재 400만 배럴인 공동원유비축사업도 확대 MOU를 체결해 에너지 안보 협력을 강화하고, 바라카 원전 협력에 기반해 후속 원전 건설, 원자력 연료 공급망, 소형모듈엔진(SMR) 등 분야에서 협력 가능성을 모색하기로 했다.

국방, 방산 등에서도 양국은 협력 강화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확인했고, AI 분야에서 혁신 성장 도무를 위한 구체적인 협력 강화 방안도 모색하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1년 4개월 안에 상호 국빈 방문이 이뤄지면서 협력 성과가 빠르게 나타나는 건 양국 관계가 최상의 상태에 이른 것을 보여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에 모하메드 대통령은 "한국과 UAE 관계에 자부심을 느끼며 이것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다"며 "한국과의 관계를 더 높은 차원으로 끌어올리기 바란다"고 화답했다.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가 29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에서 열린 무함마드 빈 자예드 알 나흐얀 아랍에미리트(UAE) 대통령 환영식을 축하하기 위해 서울 상공을 비행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공식 환영식을 시작으로 알 나흐얀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일정에 돌입한다. 2024.5.29/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윤 대통령은 지난해 UAE를 국빈 방문해 300억 달러 투자를 이끌어내는 등 취임 후 중동 외교에 공을 들이며 '제2 중동붐' 조성을 위해 바쁘게 뛰었다.

이번 모하메드 대통령의 국빈 방한은 UAE 대통령의 첫 국빈 방한이기도 하다. 이번 국빈 방한을 통해 1년 4개월 만에 상호 국빈 방문을 완성하고 정상 간 유대 관계를 돈독히 해 양국 관계 발전의 밑바탕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는 모하메드 UAE 대통령을 최고 예우로 맞이했다. UAE 대통령기는 28일 한국 방공식별구역(KADIZ)에 진입한 후 공군 전투기(F-15K) 4대의 호위를 받으며 서울 공항에 도착했다.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는 28일 오후 창덕궁에서 모하메드 대통령과 친교 행사를 가졌다. 양국 정상은 창덕궁 후원의 중심 정원인 부용지 일대를 함께 산책했고, 전통 공연인 '학연화대무'(鶴蓮花臺舞)를 관람하고 차담도 나눴다. 창덕궁 방문 일정 후에는 청와대에서 만찬도 함께했다.

친교 행사를 창덕궁에서 진행한 것도 의미가 있다. UAE 대통령은 아부다비의 국왕이기도 하기 때문에 우리나라 고궁을 친교 장소로 택했다는 것이 대통령실 설명이다. 또한 학연화대무 관람도 새를 좋아하는 UAE 문화를 존중, 공감하는 의미에서 준비된 것이다.

yjra@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