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尹정부 2회차' 총리 한덕수…풍파 넘어 민주화 이후 '최장수' 기록

총 2년10개월 총리직 수행하며 대과 없이 尹 보좌 평가
총선패배·정국 난맥상 속 취임 2주년…"기념식 말라" 지시

한덕수 국무총리가 2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4.5.21/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서울=뉴스1) 이기림 기자 = 한덕수 국무총리가 지난 21일 취임 2년을 맞았다. 총 재임 기간이 2년 10개월을 넘어서 1987년 민주화 이후 가장 재임 기간이 긴 '최장수 총리'가 됐다.

22일 정부에 따르면 한 총리는 노무현 정부와 윤석열 정부 총리를 각각 지내며 '2회차 총리'직을 수행 중이다. 한 총리는 지난 2007년 4월부터 2008년 2월까지 10개월여간 노무현 정부의 마지막 총리를 지냈고,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이후 2022년 5월부터 현재까지 2년간 재임 중이다.

한 총리는 전날 2번째 총리 취임 2년을 맞았지만 기념식 등 별도 행사를 개최하지 않았다. 이는 한 총리의 지시인 것으로 전해졌다. 총리실 안팎에서는 최근 국정 운영 여건이 녹록지 않고, 연이은 돌발 이슈가 터지는 상황이 이어지는 점 등을 감안해 한 총리가 자중하는 모습을 보인 것으로 풀이됐다.

아울러 한 총리가 최근 총선에서 여당 참패의 책임을 지고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한 상황도 고려됐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윤 대통령의 한 총리에 대한 신임이 여전히 두텁고, 여소야대 정국에서 후임 총리 인선에 시간이 오래 걸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국정운영을 총괄하는 업무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임기 내내 숱한 난관을 마주한 한 총리는 40년 넘는 공직 경험을 바탕으로 노련미를 보여왔다. 한 총리는 그간 '오송 지하차도 참사'를 비롯해 폭염과 부실 운영 등의 세계스카우트잼버리 파행,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헌정사상 최초 국무총리 해임 건의안 가결, 의료 개혁에 반발한 의사 집단행동 등 숱한 파고를 헤쳐왔다.

최근에는 국무조정실 등 14개 부처가 참여한 해외직구 종합 대책 태스크포스(TF)에서 'KC 미인증 직구 금지' 논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 총리는 위기 때마다 현장 중심의 행보로 문제 해결에 앞장섰고, 사태를 조기 안정화하는 능력을 발휘해 윤 대통령의 국정 부담을 줄이고 동력을 키웠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한 윤 정부 최대 국정 현안인 '의과대학 정원 증원'을 골자로 한 의료 개혁 추진에 있어 정부의 총력 대응을 통해 마무리 단계까지 이끈 점도 정부여당 내에선 적지 않은 성과로 꼽힌다. 아직 의료계의 재항고, 현장 미복귀 등 반발이 이어지고 있지만, 법원이 의과대학 증원·배분 처분을 중단해달라고 의료계가 낸 신청을 기각·각하하면서 사실상 의대 증원 절차는 마무리 단계에 도달했다.

lg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