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 169일만에 대중 앞 인사…시민들 환호 (종합)

작년 12월 자승 스님 분향소 이후 처음…공개 행보 넓혀
회암 사리 이운 행사 참석…"사리 반환에 결정적 역할"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19일 오전 경기 양주회암사지에서 열린 '회암사 사리 이운 기념 문화축제 및 삼대화상 다례재'에 참석해 진우스님과 입장하고 있다. (조계종 제공) 2024.5.19/뉴스1

(서울=뉴스1) 김정률 기자 = 잠행을 깬 김건희 여사가 19일 윤석열 대통령과 부처님 사리 반환 기념행사에 참석했다. 행사장에서는 김 여사가 등장하자 큰 환호가 나오기도 했다.

윤 대통령 부부는 이날 오전 이날 오전 경기도 양주 회암사지에서 열린 '회암 사리 이운 기념 문화축제 및 삼대화상 다례재'에 참석했다. 김 여사가 윤 대통령과 대중이 참석하는 행사에 참석한 것은 지난해 11월 27일 국민 대통합 김장 행사 이후 174일 만이다. 지난해 12월 2일 조계사에 마련된 자승 전 총무원장 스님의 분향소를 방문한 지는 169일 만이다.

검은색 재킷과 치마 입은 김 여사는 머리를 묶은 채로 윤 대통령과 함께 행사장에 등장했다. 김 여사는 이동하면서 인사를 건네는 참석자들에게 머리를 숙여 인사로 화답했다.

행사장 대형 스크린에 김 여사의 얼굴이 화면에 등장하자 큰 환호가 나왔다. 또 행사에 참석한 학생들은 윤 대통령 부부 주변으로 모여 사진을 촬영하기도 했다.

이날 행사는 미국 보스턴미술관으로부터 가섭불, 정광불, 석가불, 나옹선사, 지공선사(3여래 2조사)의 사리가 100년 만에 고국으로 돌아와 환지본처(還至本處·본래의 자리로 돌아감)되는 것을 기념하는 자리다.

대통령 부부는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과 함께 모든 국민에게 행복이 가득하기를 서원하며 헌등했다. 이후 사리이운 경과보고, 청법게, 입정, 법어 및 정근 등의 순서로 봉행했다.

윤 대통령은 축사에서 "이런 귀한 유물을 다시 모셔 오는 일이 힘들었다"며 "특히 2013년 사리구 반환 협상이 최종 결렬됐으나 미국 순방을 계기로 10년 만에 반환 논의 재개를 요청했고, 많은 분께서 노력한 끝에 지난 4월 기다렸던 환지본처가 이루어졌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오랫동안 풀지 못한 어려운 문제였지만 한미 관계가 가까워진 것이 또 문제를 푸는 실마리가 되기도 했다"며 "이미 끝난 문제라고 포기하지 않고 국민과 정부가 힘을 합쳐 애쓰고 노력하니 부처님의 가피(加被)가 함께해 국민들의 소망을 이루어 냈다"고 밝혔다.

조계종 총무원장인 진우 스님은 사리 반환에 김 여사가 큰 역할을 했다고 전했다.

진우 스님은 "2009년부터 반환 논의가 시작됐지만 그동안 전혀 진척되지 않고 잊히게 될 즈음, 작년에 김건희 여사께서 미국 국빈 방문할 때 보스턴박물관에 직접 가셔서 여사님의 문화적 안목과 혜안으로 보스턴박물관 측과의 협상과 이운 승인 합의를 이끌어내는데 있어서 결정적인 역할을 해주셨다"고 밝혔다.

진우 스님은 "특별히 영부인께서 사리 이운 봉안에 공덕주가 되셨으니 후속적인 역사에도 힘을 보태주실 것을 당부드리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김 여사는 지난해 4월 미국 국빈 방문을 계기로 보스턴미술관을 찾았을 때 '은제도금 라마탑형 사리구'와 '사리' 반환 관련 논의 재개를 요청했다.

jr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