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리 반환' 기여한 김건희 여사…법요식 참석하려다 결국 '불참'
보스턴에 있던 불교 유물 반환에 결정적 역할
영부인 없는 '영부인 덕담'…비공개 오찬도 불참
- 정지형 기자
(서울=뉴스1) 정지형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불교계 행사에 참석한 가운데 부인 김건희 여사도 동행하는 방안이 검토됐으나 불참으로 최종 결정됐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열린 불기 2568년 부처님오신날 봉축법요식에 참석했다.
대통령실은 김 여사가 미국에 있던 불교계 유물이 국내로 송환될 수 있도록 기여했던 점을 고려해 행사에 참석하는 방안을 검토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사전 환담 자리에서 김 여사에 관한 언급이 실제로 나오기도 했다.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은 "보스턴미술관이 소장한 사리 환지본처(還至本處·본래 있던 곳으로 돌아감)는 영부인께서 보스턴미술관을 찾은 자리에서 반환 논의 재개를 적극 요청하는 등 큰 역할을 해 주셔서 모셔올 수 있었다"며 "불교계에서도 크게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윤 대통령도 "한미관계가 돈독하기에 가능한 일이었다"며 "불교계에 기여하게 돼 영광으로 생각한다"고 화답했다.
김 여사는 지난해 4월 미국 국빈 방문을 계기로 보스턴미술관을 찾았을 때 '은제도금 라마탑형 사리구'와 '사리' 반환 관련 논의 재개를 요청했다.
김 여사가 당시 "한미동맹 70주년을 맞은 올해에 매우 뜻깊은 일이 될 것"이라고 하자, 보스턴미술관장은 유관 기관과 필요한 협의를 진행하겠다는 뜻을 나타냈었다.
은제도금 라마탑형 사리구는 원나라와 밀접한 관계를 형성하던 14세기 고려시대 불교문화의 정수를 담은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일제강점기 때 일본으로 유출된 것을 보스턴미술관이 1939년 한 업자에게 취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환수 논의는 지난 2009년부터 약 15년간 지속됐지만 지지부진했고, 김 여사 요청을 계기로 협상이 재개된 끝에 환지본처하게 됐다.
이 같은 이유로 김 여사도 봉축법요식에 참석하는 방안이 검토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김 여사가 실제로 참석할 경우 시선이 부처님오신날이 아닌 외부 공개 활동을 재개한 영부인에게 쏠릴 것을 우려해 행사에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김 여사는 윤 대통령이 봉축법요식 이후 서울 강남구 봉은사로 이동해 참석한 오찬 자리에도 참석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마찬가지로 불참으로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봉은사 오찬 일정은 비공개로 진행됐다.
대통령실은 김 여사가 공개 행보를 재개할 계기를 살펴보고 있지만 최근 검찰 인사를 놓고 야당에서 '김건희 방탄용'이라는 비판을 제기하면서 상황이 여의찮은 모습이다.
김 여사는 명품가방 수수 의혹이 불거진 후 지난해 12월 네덜란드 국빈 방문 일정을 끝으로 5개월째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대통령실은 앞서 지난 5일 청와대 연무관에서 열린 어린이날 행사에 김 여사가 참석하는 방안도 검토했으나 결국 윤 대통령 혼자 참석하는 것으로 결정됐다. 지난해 어린이날 행사는 윤 대통령 부부가 함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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