쇄신·소통 '숙제' 끝낸 윤 대통령…'민생 현장' 광폭행보

취임 2주년 기념식 대신 청계천·전통시장행…"물가 잡겠다"
총선 참패 후 조직개편·인적쇄신·기자회견…민심청취 강화

취임 2주년을 맞은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서울 중구 다동 음식문화거리를 방문해 시민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4.5.10/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정지형 기자 = 총선 참패로 안게 된 쇄신 숙제를 모두 마친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다시 민생 현장 행보에 시동을 걸었다.

공석이던 시민사회수석을 임명하며 '3기 참모진' 구성을 완료한 만큼 취임 2주년을 기점으로 다시 민생 문제 해결에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취임 2주년인 이날 별도 기념식은 열지 않고 서울 중구 청계천과 서대문구 영천시장을 잇달아 찾았다.

윤 대통령이 외부 민생 행보에 나선 것은 지난 4·10 총선 이후 처음이다.

윤 대통령은 청계천에서 산책 중인 직장인들과 만나 외식 물가 등 민생과 관련한 여러 의견을 듣는 한편, 국민들이 물가 안정을 체감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이어 방문한 영천시장에서도 윤 대통령은 시장 내 점포를 둘러보며 장바구니 물가 상황을 점검했다.

윤 대통령이 전날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모든 수단을 강구해 장바구니 물가와 외식 물가를 잡는 데 정부 역량을 총동원하겠다"고 밝힌지 하루만에 곧바로 현장으로 향한 셈이다.

윤 대통령이 전통시장을 찾은 것은 지난 3월 이후 2개월 만이다. 올해 들어 민생토론회를 계기로 각 지역 전통시장을 방문한 윤 대통령은 총선이 다가오면서 시장 방문을 멈춘 바 있다.

총선이 끝난 후 범야권에 192석을 내준 결과로 쇄신 요구가 강하게 일었고 영수회담과 대통령실 조직 개편, 새 참모 인선, 기자회견이 모두 끝나면서 다시 민생 최전선을 찾은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7일 민정수석실을 부활시켜서 '민심 정보' 수집 기능을 강화했고, 전날에는 취임 2년 국민보고와 기자회견을 마쳤다.

특히 이날 새 시민사회수석으로 전광삼 전 시민소통비서관을 임명하며 비서실장·정무수석 교체에 이어 참모 인선 작업까지 모두 끝냈다.

'민심 정보' 청취 기능 강화를 위해 취임 2년 만에 부활한 민정수석은 임명 후 처음 윤 대통령을 따라 민생 현장에서 시민 목소리를 들었다.

한때 폐지 가능성이 거론됐던 시민사회수석실을 존치해 시민사회·종교·다문화 단체들과 소통하도록 하고, 민정수석은 민정수석대로 민심 정보를 파악하는 이원화 구조로 민심 청취 기능을 강화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시민사회 영역에서 청취해야 할 여론, 민정수석실에서 청취해야 할 여론, 홍보수석실에서 청취해야 할 여론 영역이 업무분장별로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기자회견에 이어 이날 오후엔 대통령실 청사 1층 출입기자실을 깜짝 방문해 기자들과 일일이 인사하며 언론과 접촉면을 넓혔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이 전날 취임 2년 국정보고를 통해 남은 3년 국정운영 구상을 밝힌 것에 맞춰 다시 주요 민생 현안 해결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24회까지 열린 뒤 일시 중단됐던 민생토론회도 다음 주부터 재개된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대통령이 남은 3년 국정기조에 관한 분명한 방향성을 제시한 것을 전환점으로 삼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kingko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