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항공청 이끌 최고전문가 기용…나사 출신 영입에 크게 들인 공
청장에 윤영빈…임무본부장에 한국계 미국인 존 리
나사 인맥 활용해 우주항공 글로벌 협력 강화 기대
- 정지형 기자
(서울=뉴스1) 정지형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다음 달 출범하는 우주항공청(KASA)을 이끌 주요 보직에 최고 전문가를 기용하면서 '뉴 스페이스' 시대를 대비하기 위한 초석을 다졌다.
25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초대 우주항공청장에는 윤영빈 서울대 항공우주공학과 교수가 내정됐다.
차장에는 노경원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연구개발정책실장, 임무본부장(1급)에는 존 리 전 미국 항공우주국(NASA·나사) 본부장이 임명될 예정이다.
세 사람은 우주항공청법이 시행되며 우주항공청이 출범하는 다음 달 27일 모두 보직에 임명된다.
정부는 우주항공 관련 정책을 수립하고 연구를 수행하게 될 우주항공청을 이끌 최적임자를 찾았다고 한다. 새로 출범하는 정부 조직을 이끌어야 하는 만큼 행정적 역량 역시 중요한 고려 요소로 작용했다.
윤 교수만 해도 액체 로켓이나 가스터빈 엔진 연구를 40여 년간 수행한 대표 연구자일 뿐 아니라 나로호 개발, 한국형 발사체 개발, 달 탐사 1단계 사업 성공에도 기여한 이력이 있다.
동시에 서울대 항공우주신기술연구소장, 차세대우주추진연구센터장으로 재직하며 행정 분야에서도 경험이 풍부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특히 한국계 미국인인 존 리 임무본부장 내정자가 주목받았다. 임무본부장은 연구개발(R&D)과 우주항공 산업 육성 등을 총괄하는 자리다.
10세 때 미국으로 이민을 떠나 1992년부터 29년간 나사에서 근무한 존 리 내정자는 나사에서 진행된 굵직한 우주 프로그램을 관리한 우주 분야 전문가다. 미 백악관 행정예산국에서 예산 관리자로 일한 경험도 갖췄다.
정부는 청장을 제외하고는 우주항공청 연구원으로 외국인과 복수국적자 임용을 허용해 글로벌 인재를 영입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놨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외국 인재로) 후보군이 10명 이상이 있었다"며 "그중에서 우리가 원하는 스펙이 있는 분을 모셨다"고 했다.
산하 연구소가 아닌 나사 본부에서 근무한 한국계 연구원은 현재까지 2명뿐인데 한 명이 존 리 내정자라는 것이 대통령실 설명이다.
나사 전문가를 영입한 것은 글로벌 협력 강화를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4월 미국 국빈 방문 당시 나사 고다드 우주비행센터(GSFC)를 방문하는 등 미국과 항공우주 협력을 강화하는 데 주력했다. 당시 윤 대통령은 '우주동맹'이라는 표현까지 쓰며 아르테미스 등 미국 주도 프로젝트에 참여를 확대하고 싶다는 뜻을 나타냈다.
대통령실은 존 리 내정자가 그간 쌓은 인적 네트워크를 통해 나사를 비롯한 글로벌 협력을 대폭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부는 존 리 내정자를 영입하기 위해 공을 크게 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나사에서 근무한 직원이 해외에 취업할 때는 미국 정부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정부는 승인을 위해 미 정부에도 협조를 구했다.
정부 관계자는 "내정자께서 생활 기반이 다 미국에 있어서 열심히 설득했다"며 "우주항공청 설립 취지에 공감하고 조국을 위해 기여하는 것이 큰 보람이 있겠다고 생각해서 제안을 수락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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