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소통 시작했다…비서실장 직접 발표 뒤 질의응답까지
예고 없이 깜짝 브리핑…"질문 있으세요"라며 질문받아
"국민께 다가서서 더 소통하고 야당과 소통에 주력할 것"
- 정지형 기자
(서울=뉴스1) 정지형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22일 예고에 없던 깜짝 브리핑을 열고 새 비서실장 인선 결과를 직접 발표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 30분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신임 비서실장에 '5선'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을 임명한다고 밝혔다.
사전 예고가 없던 브리핑으로 대통령실은 시작 6분 전에야 소식을 출입기자단에 알렸다.
대통령실은 평소 브리핑 공지를 낼 때 발표자를 함께 기재했지만 이날은 '인사 발표 관련'이라고만 예고하면서 윤 대통령이 직접 내려올 수 있다는 말이 돌았다.
지난번 이관섭 비서실장 인선 발표 때는 전임자였던 김대기 비서실장이 브리핑했다.
실제로 브리핑룸에 경호원들이 배치되면서 대통령이 직접 내려오는 분위기로 굳어졌다.
윤 대통령이 브리핑룸에 온 것은 지난 1일 의료개혁 관련 대국민담화 때 이후 21일 만이다. 당시 윤 대통령은 언론 출입을 제한하고 주요 참모만 배석한 채 51분간 담화문을 읽어 나갔다.
이날은 기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브리핑이 진행됐으며 발표 내용은 생중계됐다.
브리핑 시작 시간이 되자 하늘색 넥타이에 정장을 입은 윤 대통령은 정 의원과 함께 모습을 드러냈다.
이 비서실장과 성태윤 정책실장, 장호진 국가안보실장, 이도운 홍보수석 등도 브리핑룸 한편에 일렬로 서서 윤 대통령을 지켜봤다.
윤 대통령은 원고 없이 자연스러운 분위기 속에서 약 3분에 걸쳐 정 의원을 소개했다.
윤 대통령은 중간중간 웃음을 짓거나 정 의원을 바라보는 등 다소 여유가 느껴지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사실은 소개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여러분이 잘 아실 것"이라며 "앞으로 비서실장으로 용산 참모진뿐 아니라 야당과 언론, 시민사회 등 모든 부분에서 원활히 소통하며 직무를 잘 수행해 주실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소개가 끝난 뒤 질의응답까지 진행했다.
윤 대통령이 기자회견 형식으로 질문을 받은 것은 2022년 취임 100일 기자회견이 마지막이다. 지난해 5월 취임 1년을 맞아 기자들과 비공식 오찬 간담회를 진행한 게 전부다.
이날은 윤 대통령이 "질문 있으세요"라고 직접 물으며 질문을 2개 받았다.
윤 대통령은 향후 국정 운영 방향에 관한 물음에는 "국민께 더 다가가서 우리가 나아가는 방향에 관해 더 소통하고, 야당과 관계도 소통에 주력하겠다"고 했고, 영수회담 의제를 묻는 말에는 "제한을 두지 않겠다"고 답했다.
윤 대통령은 총 6분에 걸친 발표와 질의응답을 끝내고 먼저 이석했고, 이어 정 의원이 마이크 앞에 서서 4분가량 소감을 발표했다. 정 의원은 이후 단상에서 내려와 출입기자단과 일일이 악수하며 인사를 나눴다.
이날 깜짝 브리핑을 두고 형식 측면에서 윤 대통령이 소통 강화 의지를 내비쳤다는 해석이 나온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대통령이 직접 내려가서 발표하겠다고 하신 것으로 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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