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총리 "국회와 협치 관계 만들 것…윤-이재명 만남 열려있어"(종합)

한 총리, 기자간담회서 "국정 추진 미흡 죄송…내각 총괄로 책임"
"의대 증원 의견 평행선…의료계 입장 기다리고 있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17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백브리핑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4.4.17/뉴스1 ⓒ News1 허경 기자

(서울=뉴스1) 이기림 기자 = 한덕수 국무총리는 17일 4·10 총선 결과에 대해 "국민들이 회초리를 드신, 그동안의 국정 추진에 있어서 대단히 미흡했던 점에 대해 죄송하다"며 "국회와의 협치적인 관계를 만들어 국민들이 걱정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 총리는 이날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작년에 어려운 법안도 많았고, 예산도 녹록지 않았지만 여야가 협력하고 대화를 통해 여야 합의로 해결할 수 있었다"며 "국회와의 협치는 성공이 될 거라 인식한다. 국민이 행복하고 민생이 더 나아지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 총리는 총선 이후 윤석열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한 것에 대해 "2년 동안 많은 국정과제를 추진했는데, 이런 과정을 국민들과 함께 가도록 하는 노력이 절실히 필요했는데 많이 부족하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그 점에 대해 제가 국정을, 대통령의 명에 의해 내각을 총괄하는 총리로서 누가 뭐라고 해도 제가 책임을 느끼고 사의를 표명하는 게 옳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어 사의를 표명했을 때 대통령의 반응이 어땠냐는 질문에는 "대통령은 사의에 대해 즉답하는 경우는 드물다"며 "대통령실에서 훌륭한 자격을 가진 분(후임)을 고르기 위한 절차에 들어가고 있다고 알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이번 총선에서 '불통'이란 키워드가 많이 나왔다는 지적에 대해 "행정부 전체가 책임져야 하는 일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특히 총리로서 그 책임을 무겁게 느껴야 한다"고 밝혔다.

한 총리는 "정치권과 협치를 통해 협력을 끌어내게 하고, 국민들이 충분히 시간을 가지면서 어떤 정책이든지 하나의 의견을 형성할 수 있도록 하는 게 필요하다"며 "앞으로 행정부는 그렇게 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의 만남에 관한 질문에는 "제가 월요일(15일) 대통령과 가진 주례회동에서 그 말씀이 자연스럽게 나왔다"며 "그 만남은 현재로서 열려 있고, 어떤 시기에 어떤 방식으로 할 건지는 대통령실에서 계속 고민하지 않을까 싶다. 지금은 선거 끝난 지 며칠 안 돼 생각 정리하는 시간이 필요한 측면도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 총리는 '협치'를 위해 당정회의를 할 때 야당이 참여하는 방안이 가능하냐는 질문에 "이제까지는 안 해봐서 뭐라고 말씀드리긴 어렵지만 검토해 보겠다"고 말했다.

이어 "국회의장께서 국회의장이 주재하고 상임위원장, 상임위 간사, 관계장관, 각 당 정책위의장, 원내대표 등 필요한 분들을 모아서 국회에서 논의하는 게 어떠냐는 제의를 했는데 못 했다"며 "민주당도 집권경험이 있기 때문에 국가의 장기 대계를 위해 협조할 것은 협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 총리는 추가 개각 가능성에 대해 "상황에 따라 필요하면 언제라도 할 수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또한 의대 정원 문제에 대해서는 "정부 혼자 할 수 있는 게 아니고 의료계가 같이 참여해 머리를 맞대고 논의할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한 총리는 "(의료개혁에서) 다른 문제는 상당히 논의됐고, 정원 문제에 대해서만 정부 의견에 대해 의료계에서 현재 의료체계는 완벽하고 증원은 필요 없다는 의견이 평행선을 달렸다"며 "정부로서는 의료계가 합리적인 구체안을 가지고 오면 숫자에 얽매이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고, 의료계의 반응과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대통령실에서 주재한 민생토론회에 대해 '관권선거'라는 비판이 나오는 것에 대해 "업무보고를 받던 것이 추상적이기 때문에 일종의 타운홀 방식으로 국민이 모여 특정한 과제를 충분히 논의해 최고통치권자가 참여한 데서 결정하는 방식을 택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 총리는 "민생토론회 자체에 대한 일종의 양식은 앞으로도 계속됐으면 좋겠다"며 "민생을 위해 그 대상인 국민과 정부와 관련 유관기관 분들이 같이 모여 논의하는 거니까 굉장히 효율적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에서 1인당 25만원의 민생회복지원금 지급을 공식 제안한 것이 '포퓰리즘' 공약이 아니냐는 질문에는 "정식으로 제시되거나 예산에서 진행되는 과정에서 논의된 게 아니기에 구체적으로 말씀드리는 건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다만 포퓰리즘 공약들이 이뤄질 경우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암적 존재'로 작용할 수 있다면서 "이 부분은 정말 조심해야 하고, 그렇기 때문에 어떤 프로젝트도 지속가능성 테스트, 일종의 포퓰리즘 테스트를 언론이나 국민, 전문가들로부터 반드시 받아야 한다고 믿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한 총리는 총리 후보자 시절 공언한 책임총리제에 대해서는 "대통령께서 충분히 책임총리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항상 여지를 만들어줬다"며 "제가 잘 아는 분야에 대해서는 항상 제 의견을 존중해 줬고 받아들여 줬다"고 말했다.

아울러 한 총리는 최근 지정학적 리스크 등으로 인해 달러·원 환율이 1400원대를 돌파한 것에 대해 "쇼크가 있을 때 적응하는 차원에서 환율이 움직이는 건 가격의 기능으로서 당연하지만, 가격이 그걸 흡수하는데 거래 트렌드가 원사이드로 몰리는 것은 정책당국자로서 수정할 필요가 있다"며 "당국의 구두개입은 선행적 대처를 한 것으로, 그런 정책은 항상 쓸 수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환율이 절하되면 대내적 안정, 물가 등에는 나쁜 영향을 줄 텐데, 지정학적 문제가 얼마나 갈 거냐가 핵심이 될 것"이라며 "세계적 불확실성이 많아서 단언하기 어렵지만, 대부분의 컨센서스는 확전은 되지 않을 거란 것"이라고 말했다.

lg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