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악재 이종섭' 손절한 尹…임명 25일만 '사의 수용' 결단
전날 늦게까지 참모들과 상의한 끝에 최종 결심한 것으로 알려져
대통령실 "국민 눈높이 과점에서 결단 필요한 때라고 판단"
- 김정률 기자, 정지형 기자
(서울=뉴스1) 김정률 정지형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이종섭 주(駐)호주대사의 사의를 수용했다. 임명 25일만으로 총선을 앞둔 여권 내부에서 제기된 '사퇴' 요구를 수용한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은 이날 오후 언론공지를 통해 윤 대통령이 이 대사의 면직안을 재가했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그동안 이 대사 임명 철회는 없다며 '이종섭 빼돌리기'라는 야권의 주장에 대해 "말이 되지 않는다"고 일축해 왔다.
특히 고위공직자수사처(공수처)가 두 차례나 이 대사에 대한 출국금지 조치를 하면서도 이 대사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지 않는 것에 대해 불쾌감 드러내는 등 강경한 입장을 고수했다.
이런 가운데 이날 윤 대통령이 이 대사의 사의를 수용한 것은 여권 내부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는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실제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비롯해 대통령실 홍보수석 출신인 김은혜 경기 성남 분당을 후보와 친윤계로 분류되는 이용 경기 하남갑 후보까지도 이 대사의 자진 사퇴 주장을 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그동안 국민의힘에서 이 대사에 대한 결단을 바라는 요청이 끊이지 않았다. 이에 윤 대통령은 전날 늦게까지 참모들과 고심한 끝에 이런 결단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으로서는 이 대사 수사에 대한 사실관계 여부를 떠나 총선을 앞두고 이반한 민심을 되돌리기 최소한의 조치를 한 셈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뉴스1과 통화에서 "대통령이 국민 눈높이라는 관점에서 결단이 필요한 때라고 판단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해병대 채상병 사망 사건 수사 외압 의혹으로 고위공직자수사처(공수처)의 수사를 받는 국방부 장관 출신인 이 대사는 지난 4일 호주대사로 임명됐다. 이후 이 대사가 올 1월 출국금지 조치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도피성 출국' 논란이 일었다.
이 대사는 법무부의 출국금지 해제 조치로 지난 10일 출국했지만 논란을 사그라들지 않았다. 특히 야권의 공세 속 총선을 앞둔 정부·여당의 지지율 동반 하락이라는 악재로 이어지면서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자진사퇴 목소리가 점점 커졌다.
결국 이 대사는 지난 21일 방산협력 공관장회의를 이유로 일시귀국, 공수처에 소환을 촉구하는 의견서를 냈지만 공수처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자 이날 사의를 표명했다.
jr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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