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한동훈 '이종섭 귀국·황상무 사퇴' 압박에 확대해석 경계
대통령실 "공수처 소환 통보 후 귀국" 기존 입장과 같아
"황상무, 스스로 거취 결단해야" 요구에 일단 상황 주시
- 김정률 기자, 이기림 기자
(서울=뉴스1) 김정률 이기림 기자 = 대통령실은 17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비롯해 여권 내부에서 제기된 이종섭 주호주대사 즉각 귀국 요구 등이 확대 해석되는 데 대해 경계하는 분위기다.
한 위원장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대사 문제와 관련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는 즉각 소환을 통보하고, 이 대사는 즉각 귀국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기자 회칼 테러' 발언으로 논란이 된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비서관에 대해서는 "스스로 거취를 결정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한 위원장의 이런 발언은 총선이 한 달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해병대 채 상병 순직사건 외압 의혹으로 수사를 받던 이 대사를 출국 등을 고리로 야권의 공세가 시작되는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 홍보수석을 지낸 김은혜 국민의힘 성남 분당을 후보도 공수처의 이 대사 소환을 요구했다. 김 후보는 황 수석에 대해서는 자진사퇴를 요구했다.
대통령실은 한 위원장 등 여권 내부의 우려 섞인 발언에 대해 기존 대통령실이 낸 입장과 궁극적으로 다를 게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수처 소환 통보 이후 이 대사의 귀국이라는 점이 같다는 것이다.
앞서 장호진 국가안보실장은 지난 14일 SBS 뉴스브리핑에 출연해 "이 대사는 공수처에 찾아가서 호주 대사로 임명돼 나가게 됐는데, 언제든지 조사받으라고 연락이 오면 들어와서 조사받겠다고 얘기했다"며 "조사를 받겠다는 사람을 왜 문제 삼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 했다.
대통령실은 지난 15일에는 홈페이지를 통해 공수처가 이 대사에 대한 출국금지를 연장하면서 소환 조사 하지 않았다는 점 등을 들어 공수처가 수사권을 남용하고 있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다만 지난 1월 한 차례 윤 대통령과 충돌한 한 위원장이 이제 막 부임한 재외공관장 즉각 귀국이라는 사실상 윤 대통령이 부담을 질 수밖에 없는 입장을 낸 만큼 정부·여당 관계도 다시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대통령실에서는 황 수석이 전날 사과 입장을 밝힌 만큼 아직 별다른 기류 변화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위원장 등 여권 내부에서 우려가 나오고 있지만 당장 황 수석의 거취를 결정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jr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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