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총리 "민주화·산업화 꽃 피운 YS·손명순 여사 영원히 기억할 것"

(서울=뉴스1) 이기림 기자 = 한덕수 국무총리는 11일 김영삼(YS) 전 대통령 부인 고(故) 손명순 여사의 영결식에서 "대한민국 현대사의 질곡을 헤쳐오며 민주화와 산업화의 꽃을 피워온 한 시대를 열어간 큰 어른, 김영삼 대통령과 손명순 여사를 우리 국민은 영원히 기억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총리는 이날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거행된 손 여사의 영결식에서 조사를 통해 "이제 우리는 민주화를 이끌고 세계일류국가를 이루기 위해 일생을 헌신해 온 큰 정치인의 한 시대와 이별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한 총리는 "손 여사는 동갑내기 김영삼 대통령과 평생을 함께해 온 가장 든든한 동지였다"며 "민주주의의 거산(巨山)으로 우뚝 선 김 대통령을 묵묵히 받쳐주신 큰 버팀목이 바로 손 여사"라고 말했다.

이어 "김 대통령이 이끈 민주화의 길과 대도무문의 정치는 여사의 헌신과 믿음이 있었기에 가능했을 것"이라며 "김 대통령이 민주화 투쟁으로 갖은 고초와 고난을 겪었던 시절에, 손 여사는 언제나 그 위기를 함께 헤쳐왔다"고 밝혔다.

한 총리는 "가택연금과 정치적 탄압이 이어지던 엄혹한 시기에 민주화 동지들을 따뜻하게 감싸고, 넉넉한 인심을 나누어 준 상도동의 안주인이었다"며 "문민개혁, 금융실명제와 같이 대한민국의 운명을 바꾸는 대통령의 '담대한 결단' 앞에서 여사는 가장 가까이에서 대통령의 고독한 결심을 지지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부드럽지만 단단한 바위와 같이, 여사는 남편의 신념과 뜻을 받쳐 온 든든한 정치적 동반자였다"며 "조용한 내조로 본인을 낮추던 여사지만 우리 사회의 소외된 이웃을 돌보고, 국민을 위하는 일에는 가장 먼저 앞장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통령의 곁에서 사회적 약자의 어려움과 민생의 고단함을 전하고, 나눔과 봉사의 정신을 실천했다"고 덧붙였다.

한 총리는 "여사를 떠나보내는 우리의 마음은 슬프지만, 하늘에서 대통령을 만나 행복하리라고 믿는다"며 "그곳에서 대통령과 함께 평안을 누리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손 여사는 지난 7일 오후 5시40분쯤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중환자실에서 입원 치료 도중 향년 95세로 별세했다. 평소 앓던 지병이 원인인 것으로 전해졌다. 2015년 11월 김 전 대통령이 서거한 지 약 9년 만이다.

1929년 1월16일 경상남도 김해군(현 김해시) 진영읍에서 태어난 손 여사는 이화여자대학교 약학대학을 나와 1951년 김 전 대통령과 결혼했다. 김 전 대통령이 당시 장택상 국회부의장 비서관으로 정계에 입문한 시기다. 이후 손 여사는 김 전 대통령 서거 때까지 65년 동안 부부의 연을 이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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