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의대 사태 속 광폭 행보…잇달아 지방행

학군장교 임관식 찾아 군 복무 여건 개선 약속
의료공백 총력 대응 더해 지역 돌며 현안 챙기기

윤석열 대통령이 28일 오후 충북 괴산군 육군학생군사학교에서 열린 2024년 학군장교 임관식에서 임관 소위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4.2.28/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정지형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의료계 집단행동 국면 속에서도 지방 일정을 이어가며 주요 국정 현안을 챙기고 있다.

29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전날 충북 괴산 육군학생군사학교에서 열린 학군장교 임관식에 참석해 신임 장교를 격려하고 복무 여건 개선을 약속했다.

현직 대통령이 학군장교 임관식에 참석한 것은 지난 2008년 이명박 전 대통령 이후 16년 만이다.

윤 대통령이 학군장교를 만난 배경에는 학군사관후보생(ROTC) 지원율이 급감하며 초급 간부 양성에 차질이 생기고 있는 상황이 깔려 있다.

저출산 심화에 따른 병력 자원 감소에 더해 열악한 복무 여건으로 ROTC 기피 현상이 심화하면서 군 전력 약화가 불가피해지고 있다.

실제로 육군 ROTC 경쟁률은 2015년 4.8대 1에서 2022년 2.4대 1로 반토막이 났으며, 지난해에는 1.8대 1로 창군 이래 처음 추가 모집을 진행할 정도로 심각해졌다.

육군학생군사학교는 올해부터 ROTC 선발 시 필기시험을 실시하지 않기로 하는 등 지원율 제고에 나서고 있다.

또 군 당국은 해외연수 기회 확대와 단기복무장려금 및 학군생활지원금 인상을 내세우며 ROTC 확보에 사활을 거는 중이다.

윤 대통령도 임관식 축사를 통해 "임무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며 "우수한 대학생과 미래세대가 망설임 없이 여러분 뒤를 따르도록 든든하게 뒷받침하겠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임관식이 끝난 뒤 열린 학군가족 간담회에서도 "여러분이 힘을 내서 복무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28일 오후 충북 괴산군 육군학생군사학교에서 열린 학군가족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4.2.28/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최근 윤 대통령의 행보를 보면 국방 외에도 전국 각지를 돌며 주요 국정 현안을 챙기는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지난 19일 의료계 집단행동이 본격화한 이후에도 울산(21일)과 경남 창원(22일), 충남 서산(26일)을 잇달아 방문하며 민생토론회를 주재했다.

의료 공백 최소화를 위한 총력 대응과 함께 민생 현안 챙기기가 '투 트랙'으로 작동하는 모습이다.

줄줄이 이어진 민생토론회를 끝낸 뒤인 지난 27일에는 서울에서 전국 17개 시도지사와 시·도교육감이 참석한 가운데 생중계 중앙지방협력회의를 열고 의료계 집단행동 대응 현황과 늘봄학교 준비 상황을 챙겼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국민적 관심도가 높은 사안은 국민과 하는 중요한 소통이라고 생각하고 가급적 행사를 생중계로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28일 충북 옥천군 고(故) 육영수 여사 생가를 방문해 영정에 묵념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4.2.28/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특히 전날 학군장교 임관식 참석 전에는 역대 현직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고(故) 육영수 여사 생가를 방문하기도 했다.

생가 방문을 두고 정치권에서는 윤 대통령이 지방 민심 잡기에 더해 보수층 결집에 나섰다는 해석이 나왔다.

윤 대통령은 민생토론회에서도 반도체와 과학기술, 원전 산업 육성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박정희 전 대통령을 자주 언급한 바 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이날 방한 중인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와 접견하고 인공지능(AI), 반도체 기술 협력 방안을 논의하며 글로벌 세일즈에 나선다.

kingko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