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쿠바 수교] 2년간 물밑 작업…중남미 외교 지평 확대

13일 국무회의서 비공개 안건으로 처리

[자료사진] 용산 대통령실 청사

(서울=뉴스1) 나연준 정지형 기자 = 북한의 '형제국'인 쿠바와 우리나라가 수교를 맺기까지 치열한 물밑 작업과 적극적인 외교 노력이 있었다. 정부는 한국과 쿠바의 수교로 중남미 외교의 지평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15일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쿠바와의 수교로 우리나라는 중남미 모든 국가와 수교하게 됐고, 대중남미 외교, 나아가 글로벌 중추국가로서의 외교 지평이 더 확대됐다"고 밝혔다.

앞서 외교부는 14일 미국 뉴욕에서 양국 주유엔 대표부 간 외교 공한 교환을 통해 양국 간 대사급 외교관계 수립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 13일 국무회의에서 한-쿠바 수교안을 비공개 안건으로 상정해 처리했다.

쿠바는 190여개 국가와 수교를 맺고 수도인 아바나에 100개국이 넘는 나라가 대사관을 운영하는 중남미 거점 국가 중 하나로, 비동맹운동 등 제3세계 외교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북한의 '형제국'인 쿠바와 한국은 지금까지 공식 수교 관계를 맺은 적이 없다. 쿠바는 1946년 대한민국을 정식 국가로 '승인'했지만 1959년 쿠바의 사회주의혁명 이후 양국의 교류는 단절됐다.

윤석열 정부는 출범 이후 지난 2년 동안 국가안보실, 외교부 등 유관 부처가 긴밀하게 협업을 펼치며 양국의 수교를 위한 외교적 노력을 펼쳐왔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작년 한 해만 해도 2023년에 외교부 장관이 쿠바 측 고위 인사와 3번의 접촉이 있었다"며 "주멕시코 대사도 쿠바를 방문해 당국자와 협의한 바 있고, 국과장급 실무진에서도 여러 번 쿠바 측과 접촉했다"고 설명했다.

우리 정부는 쿠바에서 연료 저장 시설 폭발, 폭우 피해 등이 발생했을 당시 인도적 지원을 제공했다. 또한 지난해 12월 하바나 영화제 계기로 한국영화특별전을 여는 등 비정치 분야 교류로 우호적 분위기 조성을 위해 노력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글로벌 중추국가를 지향하면서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위상과 역할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과 한류에 따라 쿠바 국민의 한국에 대한 관심과 호감이 높아진 게 긍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한다"고 했다.

yjra@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