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이태원 참사 특별법에 거부권…"피해자 지원 최선"

정부 이송 11일 만에 국회로 돌려보내
특별법 취지 반영한 지원 대책 신속 시행

윤석열 대통령. (대통령실 제공) 2024.1.16/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정지형 김정률 이기림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은 30일 이태원 참사 특별법(10·29 이태원참사 피해자 권리보장과 진상규명 및 재발 방지를 위한 특별법)에 재의요구권(법률안 거부권)을 행사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이태원 참사 특별법 재의요구안을 재가했다고 대통령실이 언론 공지를 통해 전했다.

이태원 참사 특별법은 지난 9일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 주도로 국회를 통과했으며 19일 정부로 이송됐다.

다음 달 3일 처리 시한을 앞두고 윤 대통령이 이날 재의요구에 나서면서 법안은 정부 이송 11일 만에 다시 국회로 돌아가게 됐다.

앞서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날 오전 국무회의를 열고 이태원 참사 특별법 재의요구안을 심의·의결했다.

한 총리는 "이태원 참사로 인한 아픔이 정쟁이나 위헌 소지를 정당화하는 수단이 될 수 없다"며 거부권 행사를 건의한 이유를 설명했다.

한 총리는 "검경 수사 결과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명확한 근거도 없이 추가적인 조사를 위한 별도 특별조사위원회를 설치하는 것이 과연 희생자와 유가족 그리고 국민께 어떤 의미가 있는지 깊이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특조위에 부여되는 권한과 구성 방식을 문제 삼으며 위헌적 요인이 충분하다고 지적했다.

대신 정부는 피해자와 유족을 위한 지원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방기선 국무조정실장이 3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이태원 참사 특별법안 관련사항 브리핑을 하고 있는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이 주재한 민생토론회가 노트북 모니터를 통해 생중계되고 있다. 2024.1.30/뉴스1 ⓒ News1 허경 기자

방기선 국무조정실장은 이날 오전 언론 브리핑을 통해 피해자와 유족에게 관련 재판 확정 전이라도 배상과 지원을 하는 내용이 담긴 '10·29 참사 피해지원 종합대책'을 내놨다.

피해자 생활안정을 위한 지원금·의료비·간병비 확대, 심리안정 프로그램 확대, 희생자 추모 시설 건립 등이 대책에 담겼다.

정부는 대책을 신속히 추진하기 위해 국무총리 소속 '10·29 참사 피해지원 위원회'(가칭)를 설치해 운영할 계획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뉴스1과 한 통화에서 "정부는 피해자에 대한 실질적 지원과 희생자에 대한 온전한 예우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특별법 취지를 반영한 피해지원 종합대책을 조만간 유가족과 협의해 시행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이 이번에 재의요구에 나서면서 임기 중 거부권을 행사한 법안은 다섯 차례에 걸쳐 총 9개로 늘었다.

지난해에는 양곡관리법 개정안(4월)과 간호법 제정안(5월)에 거부권을 행사했으며, 12월에는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과 '방송 3법'(방송법 개정안·방송문화진흥회법 개정안·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이 국회로 되돌아갔다.

올해 들어서는 지난 5일 이른바 '쌍특검법'(김건희 여사 주가 조작 의혹 특검법·대장동 특혜 제공 의혹 특검법)에 거부권을 행사했다.

kingko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