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제1적대국' 발언 '총선용'…윤 대통령 "반민족적 집단"

"북 도발시 몇 배로 응징…대한민국 균열시키는 정치 도발"
탈북민 정착 지원…북한이탈주민의 날 제정 추진 지시도

윤석열 대통령. (대통령실 제공)

(서울=뉴스1) 나연준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은 16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대한민국을 '적대국'으로 언급한 것과 관련해 "북한 정권 스스로가 반민족적이고 반역사적인 집단이라는 사실을 자인한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새해 북한의 도발이 이어지는 가운데 일련의 행위를 국내 총선 국면을 겨냥한 '정치 도발'로 규정했다. 다시 한번 '힘에 의한 평화'를 강조하며 안보위기 확산 차단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주재한 제4회 국무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통해 새해 들어 계속되는 북한의 도발과 관련해 "우리 국민들을 불안하게 만들고 대한민국을 균열시키기 위한 정치 도발 행위"라고 지적했다.

북한이 새해 들어 북방한계선(NLL) 인근으로 포병 사격, 탄도 미사일 발사 등 도발을 강행해 왔다. 북한의 이와 같은 도발은 올해 한국 총선, 미국 대선 등을 앞두고 전략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런 가운데 김 총비서는 15일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10차 회의에서 헌법에 '대한민국은 제1의 적대국·불변의 주적'으로 명기하고 '평화통일' 등의 표현도 삭제할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김 총비서는 북방한계선을 허용하지 않겠다고도 언급해 한반도에서의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윤 대통령의 강경 발언은 북한이 위협적인 발언을 쏟아내는 상황에서 국민적 불안감을 해소하고, 북한 정권의 기만전술에 흔들리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전쟁이냐 평화냐'를 협박하는 재래의 위장 평화 전술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며 "도발 위협에 굴복해 얻는 가짜 평화는 우리 안보를 더 큰 위험에 빠트릴 뿐이다. 북한이 도발해 온다면 우리는 이를 몇 배로 응징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취임 후 남북관계에서 '힘에 의한 평화'를 강조해 왔다. 한미 동맹, 한미일 협력 강화 등을 통해 확고한 대비태세 구축에 힘을 쏟았고, 러시아와 중국 등을 향해서도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차단에 협력해 줄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1일 신년사에서도 "대한민국은 상대의 선의에 의존하는 굴종적 평화가 아닌, 힘에 의한 진정하고 항구적인 평화를 확고히 구축해 나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북한 정권을 비판하면서도 북한 주민을 향해서는 우리가 포용해야 할 대상이라고 분명히 했다. 대한민국을 위협하는 것은 북한 정권이고 북한 주민은 우리와 같이 자유·인권·번영을 누릴 권리를 가진 민족이라는 것이다.

윤 대통령은 "북한 이탈주민은 대한민국 헌법에 따라 대한민국의 국민"이라며 "정부는 탈북민들이 우리 사회에 잘 정착할 수 있도록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나아가 윤 대통령은 통일부에 '북한이탈주민의 날' 제정 추진도 지시했다.

윤 대통령은 "민주평화통일바문회의에서도 탈북민들을 따뜻하게 포용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멘토 역할을 해나갈 것"이라며 "외교부는 탈북민들을 더욱 잘 보호할 수 있도록 국제사회와의 공조를 강화해 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yjra@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