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반도체·양자·바이오 등 포괄적 협력 논의…기술동맹으로 확대

제1차 한미 차세대 핵심·신흥기술 대화 개최…내년 한·미·인도 3자 대화도
한미, 기술안보 협력 통해 국제사회 첨단기술 발전 선도

조태용 국가안보실장과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9일 서울에서 열린 제1차 한미 차세대 핵심ㆍ신흥기술 대화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3.12.9/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나연준 기자 = 한국과 미국이 군사, 경제에 이어 첨단기술까지 협력의 범위를 확장하는 포괄적 전략동맹을 향해 나아간다. 한미 양국은 기술안보 협력을 통해 국제사회의 첨단 기술 발전을 선도해 나가는 데 뜻을 모았다.

조태용 국가안보실장과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공동 주재한 제1차 한미 차세대 핵심·신흥기술 대화는 9일 서울에서 개최됐다.

우리 측에서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 외교부, 산업통상자원부(이하, 산업부), 보건복지부(이하, 복지부)가, 미국 측에서는 국무부, 에너지부, 국립과학재단, 백악관 전염병 대비 및 대응 정책실(OPPR), 과학기술정책실(OSTP) 등이 참석했다.

조 실장은 모두 발언을 통해 "최근 복합위기 상황 하에서 지정학의 미래는 각국의 기술과 혁신에 달려있다"며 "한국도 핵심신흥기술 정책을 안보 정책의 중요한 한 축으로 상정하고 관련 법 제정, 범부처 기술 유출 합동대응반 발족, 글로벌 공동연구 예산 확대 등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지난 4월 한미 정상회의 결과로 이번 한미 차세대핵심신흥기술대화를 개최하게 되어 기쁘게 생각한다"며 "양국이 동맹국으로 함께 공동 연구 등 핵심신흥기술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해 나가길 희망한다"고 했다.

이번 회의에서 양국은 반도체, 양자, 바이오, 배터리·청정에너지, AI·디지털 등 분야에서 공동연구·투자·표준·인력개발 등 기술 전 주기에 걸친 포괄적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나아가 내년 초 한·미·인도 3자 비공식 대화를 개최하기로 했다.

반도체 분야에서는 과기정통부와 미국 국립과학재단 간 공동연구 지원 기회를 확대하고, 양국 산업부와 상무부가 설립 추진 중인 반도체기술센터의 협력방안도 모색하기로 했다.

바이오 분야에서는 과기정통부, 미국국립과학재단 간 바이오 경제분야 연구 협력을 위해 최소 1000만달러 규모를 지원하기로 했다. 복지부와 미국 NIH 간에는 의사과학자 교류프로그램, 바이오의료 연구 협력, 연구중심병원 간 협력 등 포괄적 협력에 합의했고, 미국의 암정복 계획 관련 협력도 강화하기로 했다.

또한 의약품 공급망 강화 방안 협의를 위해 양국 정부와 제약기업이 참여하는 1.5 트랙 채널을 내년 중 출범시킬 예정이다.

배터리·청정에너지 분야에서는 차세대배터리 개발을 위해 국책연구기관 간 연구개발을 확대하고, 한국산업기술기획평가원과 미국 차량운송분야산업협력연구센터(EVSTS) 간 양해각서(MOU)를 통한 공동연구에 나선다.

조태용 국가안보실장과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9일 서울에서 열린 제1차 한미 차세대 핵심ㆍ신흥기술 대화에서 양국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3.12.9/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한국표준과학연구원과 미국 국립표준기술연구소는 차세대 양자컴퓨터 연구 증진을 위한 협력을 강화하고 양국 산업계, 대학 간 협력을 강화한다.

AI 분야에서 미국 측은 한국이 내년 주최 예정인 미니 AI 화상정상회의, AI 글로벌 포럼, 인공지능의 책임있는 군사적 이용에 관한 고위급회의(REAIM) 등에 협력하기로 했다. 나아가 AI 작업반을 구성해 국제표준, 공동연구, 정책 간 상호호환성 등에서도 협력해 나갈 방침이다.

또한 한미 양국은 동남아 등 제3국에서 안전하고 회복력있는 ICT 인프라 구축을 비롯해 5G, 6G와 같은 국제표준 분야에서도 협력하기로 했다.

한미 양국은 이와 같은 성과를 기반으로 양국의 첨단기술 협력이 한 단계 진화하고 양국의 기술과 안보협력은 상호 시너지 효과가 제고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이번 회의를 통해 한미 동맹이 군사, 경제에 이어 기술까지 포괄하는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미 양국은 글로벌 혁신 리더이자 가치와 이익을 공유하는 양국이 지속적인 기술안보 협력을 통해 국제사회에서 첨단기술 발전을 선도하고, 이를 통해 양국 국민의 삶에 실질적인 혜택을 줄 수 있도록 긴밀히 협력해 나갈 예정이다.

yjra@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