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태용 "9·19 효력정지, 2000만 수도권 국민 지키는 최소한 조치"(종합)
"다우닝가 합의, 한국이 일본·중국 못지않은 영국 파트너된 것"
"엑스포 많이 추격했다…윤 대통령 행사에 BIE 대표 절반 참석"
- 최동현 기자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조태용 국가안보실장은 26일 북한의 군사정찰위성 발사에 따른 대응 조치로 9·19 남북군사합의 효력을 일부 정지한 것과 관련해 "북한을 향해 총알 한 발 쏘는 것이 아닌, 최소한의 순수 방어적 조치"라며 "2000만 수도권 국민을 지키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조 실장은 이날 연합뉴스TV 인터뷰에서 "9·19 군사합의 중에서 감시·정찰 활동을 못하던 것을 다시 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핵심이다. 9·19 합의에는 5개 조(條)와 각 조마다 여러 항(項)이 있는데, 우리가 정지한 것은 딱 1개 항"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북한은 핵무기 말고도 장사정포로 전 수도권을 사정거리에 넣고 있다"며 "우리 군은 장사정포를 상시 감시하고 타격 조짐이 보이면 바로 대항할 수 있게 준비해 놨었는데, (9·19) 합의 때문에 그걸 못했다"고 했다.
9·19 합의 효력정지를 두고 야권 내에서 '전 정부 업적 지우기' 비판이 나오는 것에 대해선 "9·19 군사합의는 우리에게 굉장히 불리한 합의"라며 "이걸 업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제가 보기엔 많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다만 조 실장은 '북한과의 대화의 문'은 여전히 열어뒀다고 강조했다. 그는 "추석이나 설이 되면 이산가족 상봉을 시키거나 하는 인도적인 일은 얼마든지 할 수 있고, 인도적인 지원이라면 우리가 고려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누가 대화를 제의하고, 어느 쪽에서 거부하고 있는지는 제가 말씀드릴 필요 없이 지난 1년 6개월 동안의 팩트를 보면 금방 드러난다. 우리 정부는 대화의 문을 열어놓고 있다"고 했다.
조 실장은 윤석열 대통령이 영국 국빈 방문을 통해 한영 관계를 새로운 단계로 격상하는 '다우닝가 합의'를 채택한 것에 대해 "한국이 영국에 있어서 일본·중국에 못지않은 중요한 파트너가 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조 실장은 "영국이 전통적으로 아시아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나라는 첫째가 일본, 둘째는 중국이었다"면서 "이제 한국이 일본, 중국 못지않게 영국의 중요한 파트너가 됐다는 분명한 한 획을 긋는 방문이었다"고 강조했다.
조 실장은 윤 대통령이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계기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나 대화한 것에 대한 평가도 내놨다.
조 실장은 한중 정상회담이 불발된 것에 대해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회담이 안 된 것은 아니고 두 정상이 만나서 따뜻한 대화를 나눴다'고 답변한 점을 언급하면서 "저쪽(중국)도 한중관계를 흔드는 의미로 받아들여지는 것은 원치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조 실장은 연내 한중일 정상회의 개최 가능성에 대해서는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이날 부산에서 한중일 외교장관 회의가 4년 만에 개최된 것에 대해선 "우리가 의장국을 하는 동안 4년간 열리지 않았던 한일중 정상회의가 열리면 큰 의미가 있고 외교적 성과도 될 것"이라고 했다.
조 실장은 윤 대통령의 '부산엑스포 유치전' 후일담도 전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최종 투표를 닷새 앞둔 23일 영국 국빈 방문을 마치고 파리를 다시 찾아 BIE 대표단과 만찬과 오찬을 함께하는 '식사 외교'를 펼쳤고, 대한민국 국경일 리셉션도 주재했다.
조 실장은 "실제로 투표할 여러 나라의 대사, 총 182개국인데 그중에 반수 이상은 온 것 같다"며 "세 번(만찬·오찬·리셉션)에 나눠서 대사들을 불러서 윤 대통령이 부산엑스포의 당위성과 필요성을 설명하고, 한 사람 한 사람과 건배도 하고 사진도 찍었다"고 했다.
특히 그는 "경쟁국이 두 나라 있는데 사우디아라비아·이탈리아 정상들은 (파리에) 안 왔다. 우리나라 대통령은 마지막까지 교섭을 했다"며 사우디·이탈리아와 달리 윤 대통령만 막판까지 세일즈에 나섰던 '차별점'도 부각했다.
조 실장은 엑스포 개최지 선정을 위한 BIE 총회 투표가 이틀 앞으로 가다온 것에 대해 "지난 1년6개월간 무려 150개국 이상의 정상들과 회담을 했다"며 "'많이 추격했다, 한 번 해볼 수 있겠다'고 말하는 사람이 많다"고 자신했다.
한편 조 실장은 윤 대통령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간의 '한-프랑스 정상회담' 비하인드 스토리도 공개했다. 당초 윤 대통령은 엑스포 유치전에 모든 일정을 할애할 예정이었지만, 마크롱 대통령이 "미팅을 하자"고 제안해 정상회담이 성사됐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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