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태용 "다우닝가 합의, 한국이 일본·중국 못지않은 영국 파트너된 것"

"찰스3세 한국어 건배사, 신경썼단 느낌…한영 관계, 한 획 그어"
"한중회담 불발? 중국도 대화 주목…한중관계, 관리되고 있어"

영국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찰스 3세 영국 국왕과 21일(현지시간) 만찬 자리에서 함께 건배를 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이유진 기자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조태용 국가안보실장은 26일 윤석열 대통령이 찰스3세 영국 국왕의 대관식 후 첫 국빈 초청을 받고, 리시 수낵 총리와의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 관계를 새로운 단계로 격상하는 내용의 '다우닝가(街) 합의'를 채택한 것에 대해 "한국이 영국에 있어서 일본·중국에 못지않은 중요한 파트너가 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조 실장은 이날 연합뉴스TV 인터뷰에서 "제가 국빈 방문을 몇 번 쫓아다녀 본 적이 있었지만 이번에 영국이, 특히 찰스 3세 국왕이 정말 신경을 많이 썼구나라는 인상을 받았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조 실장은 특히 찰스 3세가 윤 대통령 방문 전 런던의 한인타운을 찾은 점, 건배사를 할 때 한국말을 사용한 점을 예로 들었다.

조 실장은 "영국이 전통적으로 아시아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나라는 첫째가 일본, 둘째는 중국이었다"면서 "이제 한국이 일본, 중국 못지않게 영국의 중요한 파트너가 됐다는 분명한 한 획을 긋는 방문이었다"고 강조했다. 조 실장은 이번 방문 전 영국 측에서 대통령실에 수차례 국빈 방문을 제안했던 후일담도 공개했다.

조 실장은 다우닝가 합의에 따라 국민들이 실질적으로 체감할 변화 중 하나로 '워킹홀리데이 연간 상한 5배 상향'을 들었다. 그는 "국민들에게 가장 피부에 와닿는 것은 워킹홀리데이"라며 "기존엔 상한이 1000명이었는데 이번에 5000명으로 다섯 배가 한꺼번에 늘었다"고 했다.

한영 간 외교·국방장관 2+2회의가 신설된 것에 대해서는 "한국으로서는 미국·호주 이후 세 번째 신설이고, 영국도 아시아에서는 일본·호주 이후 한국이 세 번째"라며 "영국 해군 함정을 이 지역(한반도)으로 보내서 북한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이행을 해상에서 감시하겠다는 것이다. 상징적으로 한반도와 동북아에서 영국과 대한민국이 파트너가 됐다는 약속"이라고 했다.

조 실장은 한영 자유무역협정(FTA) 개선 협상이 시작된 것과 관련해서도 "처음에는 영국이 유럽연합(EU)에 소속됐기 때문에 한-EU FTA를 했지만, (브렉시트로) 영국이 EU에서 빠져나왔기 때문에 급하게 한영 FTA를 했던 것"이라며 "빠른 시간 내에 협상을 완료해서 한영 간에 훨씬 많은 첨단기술 협력, 원전 협력, 기후변화 협력, 공급망 협력 등을 추진하려고 한다"고 했다.

조 실장은 윤 대통령이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계기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나 대화한 것에 대한 평가도 내놨다.

조 실장은 한중 정상회담이 불발된 것에 대해 "두 나라 외교 실무자들이 협의를 했는데 서로 일정이 맞지 않았다"면서도 "윤 대통령은 자카르타 아세안 정상회의 때 리창 총리를 만났고, 한덕수 총리는 아시안게임을 위해 중국을 방문해 시 주석과 만났다. 전체적인 한중 관계 관리는 되고 있다"고 했다.

특히 조 실장은 중국 외교부 대변인의 답변을 인용하며 한중 관계 개선 가능성에 방점을 뒀다. 그는 "중국 외교부 정례 브리핑 때 (한국 특파원이) 외교부 대변인에게 '왜 회담이 안 된거냐'로 물었더니, '회담이 안 된 것은 아니고 두 정상이 만나서 따뜻한 대화를 나눴다'는 대답을 했다"면서 "저쪽(중국)도 한중관계를 흔드는 의미로 받아들여지는 것은 원치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조 실장은 연내 한중일 정상회의 개최 가능성에 대해서는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이날 부산에서 한중일 외교장관 회의가 4년 만에 개최된 것에 대해선 "우리가 의장국을 하는 동안 4년간 열리지 않았던 한일중 정상회의가 열리면 큰 의미가 있고 외교적 성과도 될 것"이라고 했다.

dongchoi8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