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야, '윤석열표 청년예산' 80% 날렸다…국정과제 예산도 줄삭감

3028억 규모 청년예산 중 2413억 '삭감'…615억으로 줄어
청년 취업 사업비 전액 날리고 가짜뉴스 규제 예산도 '칼질'

박정 국회 환노위원장이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23.11.16/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윤석열 정부가 내년도 예산안에 편성했던 3000억원 규모의 '청년 예산'이 야당 주도로 80% 삭감된 것으로 나타났다. 청년 취업 정책 예산은 2382억원 전액이 날아가 '0원'이 됐고, 한미·한일 대학생 연수 예산도 일부 또는 전액이 삭감됐다.

18일 정치권과 정부에 따르면, 교육부·고용노동부·보건복지부·환경부·국토교통부 5개 부처가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에 제출했던 청년예산 3028억원 중 2413억3400만원(79.7%)이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 주도로 일괄 감액됐다.

부처별로 보면 교육부의 '한미 대학생 연수' 사업 예산은 63억200만원 중 18억5000만원이 깎였고, '한일 대학생 연수' 사업 예산은 5억8600만원 전액 감액됐다. 복지부의 '청년 마음 건강 지원사업' 예산은 37억8000만원 중 1억8900만원이 줄었다.

특히 고용부가 편성했던 '청년 취업 진로 및 일 경험 지원' 예산과 '공정 채용 문화 확산' 사업비는 2382억1300만원 전액이 통째로 삭감됐다. 민주당은 지난 16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의 불참 속에서 해당 감액안을 단독 의결했다.

국토부의 '청년 정책 진흥' 사업비도 20억9100만원 중 4억원이 감액됐다. 환경부가 편성한 '댐 운영관리' 내역사업 중 스마트 댐 안전관리 사업비 517억3200만원만 전액 반영됐다. 3000억원 규모였던 청년예산이 20% 수준인 614억6600만원으로 줄어든 셈이다.

ⓒ News1 김지영 디자이너

글로벌 연구개발(R&D), 가짜뉴스 규제 등 윤석열 정부의 국정과제 예산도 야당 주도의 '묻지마 삭감'을 당했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 14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예산소위에서 정부안을 약 2조원 순증하는 내용의 예산안을 단독 의결했다.

이 중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공약 사항인 글로벌TOP전략연구단지원사업, 첨단바이오글로벌역량강화 예산 약 1조1600억원이 감액됐으며, 방송통신위원회 예산안도 한국방송(KBS) 대외 방송 송출 등 예산은 늘리고 허위 정보 규제 관련 예산(46억원)은 감액됐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는 지난 16일 원자력 생태계 금융지원사업 예산 1000억원과 원전수출 보증 예산 250억원 등 원전 관련 예산 삭감을 주장하는 민주당과 이에 반발하는 국민의힘이 맞붙으면서 파행을 빚기도 했다.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의석수를 무기 삼은 거대 야당의 폭주가 예산 국회에서도 어김없이 이어지고 있다"며 "탄핵, 입법, 국정조사, 예산까지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는 폭주가 끝도 없이 이어지고 있다"고 반발했다.

여권 관계자는 뉴스1과의 통화에서 "국회 예산안 심사 시즌마다 여야 공방은 늘 있었지만, 청년 예산마저 '0원'으로 만든 것은 도가 넘었다"며 "예산안 심사가 남은 상임위마저 (야당 주도 삭감이) 이어질까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dongchoi8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