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APEC 후 영국 국빈 방문…프랑스서 '엑스포 총력전'(종합)

취임 후 첫 APEC 정상회의 참석…시진핑과 '한중 회담' 주목
영국 의회서 '영어 연설'…엑스포 투표 전 '부산 세일즈' 총력

4박 6일 일정으로 사우디아라비아와 카타르를 국빈 방문하는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21일 오전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을 통해 출국하고 있다. 우리나라 정상이 두 나라를 국빈 방문하는 것은 처음으로 이번 순방에는 사우디아라비아 130명, 카타르 59명 등 대규모 경제 사절단도 동행한다. 2023.10.21/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서울=뉴스1) 최동현 정지형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은 오는 15~18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APEC)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미국을 방문한다. 윤 대통령은 APEC 회원국 및 초청국 정상들과 양자회담을 가질 전망인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한중 정상회담'이 성사될지 주목된다.

윤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는 오는 15~18일 2박4일 일정으로 APEC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미국 샌프란시스코를 방문한다고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이 8일 밝혔다. 윤 대통령은 20~23일에는 영국을 국빈 방문하고, 23~26일에는 프랑스를 방문한다.

◇취임 후 첫 APEC 정상회의 참석…시진핑과 '한중 회담' 주목

윤 대통령의 APEC 정상회의 참석은 취임 후 처음이다. 윤 대통령은 16일 APEC 정상회의 첫 세션에 참석해 청정에너지로의 전환과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대한민국의 기여와 연대 방안을 강조할 예정이다. APEC 회원국·초청국 정상들과 비공식 대화 또는 업무 오찬도 예정됐다.

17일에는 APEC 정상회의 두 번째 세션에 참석한다. APEC 정상회의는 격식을 차리지 않고 자유롭게 의견을 교환하는 '리트리트'(retreat) 형식으로 열리는데, 윤 대통령은 글로벌 복합위기 속에서 다자무역체제 복원과 역내 공급망 연계성 강화, 디지털 윤리규범 정립을 위한 APEC 협력의 필요성과 대한민국의 역할을 언급할 계획이다.

윤 대통령이 APEC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가질지도 주요 관전 포인트다. 윤 대통령은 APEC 회원국 및 초청국 정상들과의 양자회담을 조율 중이지만, 아직 구체적으로 확정된 단계는 아니라고 김 차장은 전했다.

윤 대통령은 이 밖에도 △샌프란시스코 동포간담회 △APEC CEO서밋 기조연설 △부부동반 APEC 환영 리셉션 △첨단기술 분야 한인 및 미래세대와의 대화 △대학 방문 등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APEC 정상회의에는 자문위원 자격으로 기업인 2~3명이 동행한다.

영국 찰스 3세 국왕이 7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의 웨스트민스터 상원 의사당에서 의회 연설을 하고 있다. 2023.11.08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지윤 기자

◇영국 의회서 '영어 연설'…미래 협력 담은 '어코드 문건' 채택

윤 대통령은 18일 귀국해 19일 하루 동안 밀린 국내 현안을 살핀 뒤 20~23일 영국 국빈 방문을 위해 다시 순방길에 오른다. 윤 대통령은 23~26일 프랑스를 방문해 2030 부산 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를 위한 마지막 '총력 외교전'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찰스 3세 대관식 후 첫 영국 국빈 정상이다. 찰스 국왕은 전날(7일) 첫 의회 연설인 '킹스 스피치'(King's speech)에서 윤 대통령 부부의 국빈 방문을 환영한 바 있다. 찰스 국왕은 이날 런던 뉴몰든 지역에서 한인 사회와 만남을 가지면 한국에 대한 친밀감을 발신할 예정이다.

윤 대통령은 21일 윌리엄 왕세자비 부부의 영접을 받아 공식 환영식장인 '호스 가스'(Horse Guards) 광장으로 이동하는 국빈 예우를 받는다. 이어 영국 왕실 근위대의 사열과 예포 41발 발사를 받으며 찰스 국왕과 함께 버킹엄궁까지 마차 행진, 국빈 오찬을 함께할 예정이다.

윤 대통령은 국빈 방문을 계기로 21일 오후 영국 의회에서 '영어 연설'에 나선다. 윤 대통령은 연설에서 한영 관계의 태동과 성장의 역사를 돌아보고, 양국이 함께 지향할 미래 비전과 협력의 발전 방향을 제시할 것이라고 김 차장은 전했다. 연설 직전에는 상·하원 의장을 비롯한 영국 의원들과의 환담이 예정됐다.

윤 대통령은 22일에는 런던 다우닝가 10번지 총리 관저에서 수낵 영국 총리와 '한-영 정상회담'을 갖는다. 양 정상은 디지털, 인공지능(AI), 사이버안보, 원전, 방산, 바이오, 우주, 반도체, 청정에너지 등 다양한 분야의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하고 양국 간 미래 협력 방안을 담은 '한-영 어코드 문건'을 채택할 예정이다.

윤 대통령은 이 밖에도 △한-영 비즈니스 포럼 △한-영 최고 과학기술인 미래 포럼(영국왕립학회 개최) 등 국빈 일정을 소화한다. 영국 국빈 방문에는 국내 기업인들로 구성된 경제사절단이 동행할 예정이라고 최상목 경제수석은 전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20일 오후(현지시간) 프랑스 이시레물리노에서 열린 제172차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에서 부산엑스포(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를 위해 4차 경쟁 프레젠테이션(PT)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3.6.21/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엑스포 개최지 투표 앞두고 프랑스行…"BIE 대표 직접 설득"

윤 대통령은 이후 프랑스 파리로 이동해 26일까지 2박4일 간 정상외교를 이어간다. 특히 오는 28일 엑스포 개최지 투표를 앞둔 만큼, 윤 대통령은 182개 BIE 회원국 대표들을 상대로 오·만찬과 대한민국 국경일 리셉션을 열고 부산엑스포 유치전에 총력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김 차장은 "윤 대통령은 취임 후 82개 국의 BIE 회원국들을 만나 부산엑스포의 비전을 공유하고,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한 정상 차원의 지지를 요청했다"며 "특히 9월 유엔 총회 계기에는 나흘 간 40시간을 투여해 47개국 정상과 만나 적극적인 지지 교섭 활동을 전개했다"고 했다.

김 차장은 "이런 전방위 정상외교에 이어 윤 대통령은 프랑스 방문을 통해 실제 현장에서 투표하는 BIE 회원국 대표들을 직접 접촉할 것"이라며 "이러한 정상 차원의 '전략적 아웃리치'는 지지 미정국과 부동표의 표심 돌리는 데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다음달 12~13일 빌럼 알렉산더 네덜란드 국왕의 초청으로 네덜란드를 국빈 방문한다. 이번 방문은 1961년 양국 수교 후 처음으로, 윤 대통령은 12일 수도 암스테르담에서 국빈 일정을 소화하고, 13일에는 네덜란드 정부 소재지인 헤이그에서 총리 면담, 양해각서(MOU) 등 정상회담 일정을 소화한다.

dongchoi8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