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태용 "9·19 군사합의 재검토 고민"…효력정지 시사(종합)

(서울=뉴스1) 정지형 박기범 기자 = 조태용 국가안보실장은 7일 "9·19 군사합의는 군의 방어능력과 대응능력을 심대하게 저해하는 요소들이 포함된 합의라는 점에서 문제점이 있다"고 밝혔다.

조 실장은 이날 오전 대통령비서실 등을 대상으로 진행된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이 9·19 군사합의에 대통령실은 어떤 입장인지 묻자 이같이 답했다.

조 실장은 이후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질의시간에도 9·19 군사합의 문제를 재차 지적했다.

홍 원내대표가 "북한 핵·미사일에만 3축 체계로 대응한다면 장사정포에는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는 말인가"라고 묻자, 조 실장은 "바로 그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조 실장은 "장사정포에 대응하기 위해 군에서 만들었던 것이 무인기를 통한 상시 정찰"이라며 "이를 통해 장사정포 발사 조짐이 있으면 바로 타격하는 체계를 만들었다"고 했다.

이어 "이 체계가 지금 9·19 군사합의 때문에 제대로 가동되지 못하고 있다는 안타까움이 있다"고 밝혔다.

홍 원내대표는 또 미국과 일본에 치우친 외교 노선을 지적하면서 대중·러 관계가 악화해 북한 미사일 도발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차원의 대응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조 실장은 "우크라 전쟁이 터지면서 안보리가 마비돼 세계 어떤 중요한 문제에도 안보리에서 결정이 이뤄지지 않는 상황"이라며 "우리는 안보리에서 마음이 맞는 나라들끼리 공동 입장을 발표하는 식으로 외교를 전환했다"고 답했다.

조 실장은 오후 보충질의 시간에도 9·19 군사합의 효력 정지를 시사하는 발언을 내놨다.

장동혁 국민의힘 의원이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을 보면서 9·19 군사합의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생각은 하지 않나"라고 질의하자, 조 실장은 "가장 중요한 요체는 (이스라엘이) 하마스의 기습 공격을 막지 못했다는 것"이라고 답했다.

조 실장은 "정찰과 감시가 뚫렸다는 것인데 우리가 지금 정찰·감시 능력들이 있지만 9·19 군사합의 때문에 충분히 역량을 쓰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나아가 "당연히 국가 안보를 책임 지는 자세가 있는 정부라면 (재검토를)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고민 중에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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