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오늘 '이-팔 충돌' 관련 경제·안보 메시지 밝힐 듯

미국, 삼성·SK 중국공장 장비 반입 규제 무기한 유예 성과 강조
윤 대통령, '밀크플레이션' 등 장바구니 물가 안정화 당부할 듯

윤석열 대통령이 12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제38차 국무회의를 주재하며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3.9.12/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은 10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의 무력 충돌과 관련한 안보·경제 메시지를 밝힐 전망이다. 미국이 중국 내 한국 기업 공장에 대한 미국산 반도체 장비 반입 규제를 사실상 무기한 유예한 것의 의미도 설명할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이스라엘-하마스 무력 충돌 등 중동 문제에 대한 정부의 입장과 반도체 수출 및 서민 생활 물가 안정 등 민생 메시지를 밝힐 예정이라고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가 전했다.

정부에 따르면 하마스는 지난 7일(현지시간) 이스라엘에 수천발의 로켓포를 동원한 공격을 감행했다. 이스라엘도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에 폭격을 가하는 등 반격에 나서면서 전날까지 1000명이 넘는 사상자가 발생했다. 이스라엘에 장기 체류 중인 우리 국민은 570여명, 여행객은 360여명으로 파악된다.

윤 대통령은 현지 무력 충돌이 '전면전' 양상으로 확전됨에 따라 우리 교민과 여행객의 안전을 확보하고, 국내 금융시장에 미칠 악영향을 최소화하도록 관계 부처의 역량을 총동원하겠다는 메시지를 발신할 것으로 전망된다.

조태용 국가안보실장은 전날 이스라엘 현지 교민·여행객 안전과 국제유가 급등 등 경제·안보 사안을 긴급 점검했다. 최상목 경제수석은 브리핑을 통해 "정부는 각별한 경계심을 갖고 시장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한편,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최소화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번 분쟁으로 우리 경제·안보는 물론 대(對) 중동정책에도 영향이 미칠 수 있는 만큼, 국무회의 비공개회의에서 다각도의 대책을 강구할 것으로 보인다.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등 중동 국가에 대한 윤 대통령의 정상외교 일정도 영향을 받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윤 대통령은 반도체 수출과 생활물가 안정화 등 '민생 메시지'도 밝힐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국 정부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중국 현지 공장에 대한 미국산 반도체 장비 반입 규제를 사실상 무기한 유예하겠다고 최종 통보한 것에 대한 성과를 언급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상목 경제수석은 전날 "미국 정부는 최근 수출통제 당국과 NSC(국가안전보장회의) 경제안보대화 채널을 통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중국 내 반도체공장을 미국 수출관리 규정에 따른 '검증된 최종 사용자'(VEU)로 지정해 앞으로 별도 허가 절차나 기간 제한 없이 미국산 장비를 공급하겠다는 최종 결정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최 수석은 "이번 결정은 우리 반도체 기업의 최대 통상 현안이 일단락됐음을 의미한다"며 "우리 반도체 기업의 중국 내 공장 운영과 투자 관련 불확실성이 크게 완화됐고 장기적으로 차분하게 글로벌 경영 전략을 모색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장바구니 물가 안정화'를 위한 정부의 노력도 주문할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 물가가 두 달 연속 3% 상승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대통령실은 최근 김대기 비서실장 주재로 원유(原乳) 가격 인상으로 유제품 가격이 함께 오르는 '밀크플레이션'(우유+인플레이션) 대책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dongchoi8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