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이재명 재판결과'와 거리두기…추석 민생 올인

영장실질심사에도 "언급할 사안 아니다"
6일로 늘어난 추석 연휴 기간 전방위 민생 행보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26일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서 열린 건군 제75주년 국군의 날 기념식을 마친 후 격납고에 모인 장병들을 격려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3.9.26/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정지형 기자 = 대통령실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구속 문제와는 계속 거리를 두는 한편 추석 연휴 민생 챙기기에 집중하고 있다.

27일 정치권에 따르면 대통령실은 이 대표 구속 전 피의자신문(영장실질심사)과 관련해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이전과 달라질 입장이 없다고 보고 있다.

대통령실은 줄곧 이 대표를 둘러싼 사안에 관한 질문에 "수사 상황과 재판 상황에 관해서는 언급하지 않는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보여 왔다.

24일간 이어진 단식 기간에도 대통령실은 이 대표가 받고 있는 수사를 이유로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대통령실은 전날 이 대표가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은 것에 관해서도 "언급할 사안이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한 관계자는 "내부 논의조차도 없다"며 이 대표 구속 여부는 대통령실과 무관한 사안이라고 했다.

또 다른 대통령실 관계자는 "수사가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어떤 언급이 있을 경우 수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이 야당 대표에 관한 언급을 꺼내지 않는 것은 민주당이 대정부질의에서 공개적으로 탄핵까지 거론하는 상황에서 '협치'는 불가능하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한덕수 국무총리 해임건의안을 국회에서 통과시킨 것을 두고도 대통령실 안에서는 '이해하기 힘들다'는 반응이 나온다. 민주당이 총리 해임과 내각 총사퇴라는 받아들일 수 없는 요구사항을 내걸고 있는데 대통령실과 야당 사이에 대화와 타협이 들어설 자리가 있을 수 있겠냐는 지적이다.

대신 대통령실은 전날 10년 만에 대규모로 국군의날 기념식과 시가행진을 개최하며 안보에 방점을 찍은 하루를 보냈다.

윤 대통령은 국군의날 기념사를 통해 "우리는 역사를 통해 강한 군대만이 진정한 평화를 보장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힘에 의한 평화'를 강조했다.

힘에 의한 평화는 윤 대통령이 지난 문재인 정부의 대북 정책을 비판할 때마다 등장하는 표현으로 강력한 대북 억지력만이 북핵 위기에서 국가와 국민을 지킬 수 있다는 인식이 녹아 있다.

아울러 대통령실은 당장 28일부터 6일간 이어지는 추석 연휴 민생 행보에 힘을 쏟는 모습이다. 특히 윤 대통령은 상반기 활발한 외교활동으로 캠프 데이비드 한미일 정상회의라는 대외 성과를 거둔 가운데 올해 남은 기간에는 민생을 최우선 순위에 두겠다는 의지를 여러 차례 내비친 바 있다.

윤 대통령은 추석 연휴 기간에 시장과 군부대 방문 등으로 국민과 접촉면을 넓히고 민생을 챙기는 데 주력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이 지난 5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차 방문한 일본 히로시마에서 만난 한국인 원폭 피해자를 한국으로 초청하는 계획도 잡혀 있다.

대통령실은 전날에도 추석 연휴 윤 대통령 일정을 최종적으로 확정하기 위한 검토 작업을 진행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대통령이 뉴욕 순방에서 돌아오고 곧장 민생 행보를 했는데 추석 연휴에도 여러 방면으로 뛸 것"이라고 했다.

kingko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