잼버리 뒷수습 끝낸 윤 대통령…'보신주의·지방무능' 혁신 나설 듯
부실 운영에 외유성 출장까지…'도덕적 해이' 얼룩진 잼버리
"대대적 감사 불가피"…지방정부 방만 행정도 수술대 오를 듯
- 최동현 기자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새만금 잼버리) 파행 사태를 계기로 공직사회의 뿌리 깊은 보신주의와 지방정부의 고질적인 방만 행정에 '고강도 혁신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보인다.
13일 여권 등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잼버리 사태에서 드러난 준비 미흡과 졸속 행정의 원인을 철저히 규명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의중이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 관계자는 뉴스1과의 통화에서 "일단 잼버리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는 것이 급선무였기 때문에 (감사와 문책을) 잠시 미뤄뒀지만, 이제는 원인과 책임을 따져봐야 할 시간"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휴가 중인 대통령이 냉방버스와 생수까지 챙겨서 지시해야 하고, 총리가 야영장 변기를 청소해야만 공무원들이 움직인다는 것은 복지부동하는 공직사회의 민낯이 그대로 드러난 것"이라며 "(윤 대통령의) 강한 문책성 메시지가 나올 수 있다"고 했다.
새만금 잼버리는 주무부처인 여성가족부와 전라북도가 초반부터 '부실 운영' 논란에 휩싸이며 파행 위기에 처했다. 결국 윤 대통령은 휴가 중 수차례 유선 지시를 내리면서, 대회 사흘 만에 중앙정부가 새 컨트롤타워로 나섰다.
이 과정에서 전국 17개 시도와 종교계, 기업, 국민들이 물품과 인력을 후원하며 '전 국민 잼버리 살리기' 운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기존 수뇌부가 사태 해결에 실패하자, 중앙정부와 민간이 나서서 '뒷수습'을 한 셈이다.
대통령실은 이번 사태를 공직사회에 만연한 '보신주의'를 혁신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인식이 강하다. 공동조직위원장이었던 김현숙 여가부 장관과 새만금 잼버리를 유치·주관한 전라북도에 대한 책임론이 대두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공무원들이 잼버리 준비를 명목으로 따낸 국가 예산으로 수십 차례에 걸쳐 '외유성 출장'을 다녀온 사실까지 드러나면서, 국무조정실이나 감사원 등 사정기관의 대대적인 감사와 문책, 제도 정비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강민국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지난 8일 논평을 통해 "국민 혈세가 적재적소에 사용됐는지, 예산 운용과 대회 준비에 방만한 점은 없었는지를 철저히 규명해 잘못이 드러나면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사후적으로 이번 사태의 책임 소재를 분명하게 가려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 정도 사안을 감사 없이 넘어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윤 대통령이 지방정부의 고질적인 졸속·방만 행정에 '개혁의 칼날'을 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국정과제인 '지방시대 실현'이 추진 중이지만, 지방정부의 졸속 행정과 도덕적 해이를 먼저 혁신하지 않으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될 수 있다는 인식에서다.
이에 따라 여권을 중심으로 한 '전라북도 책임론'이 거세질 전망이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 10일 국회 최고위원회의에서 여가부 책임론과 함께 "이번 잼버리를 주도한 역대 전북도지사 역시 도대체 그동안 무슨 일을 했는지 여부도 철저히 챙겨볼 것"이라고 했다.
여권 관계자는 "지방은 중앙에 비해 행정력이나 예산 자립도가 현저히 떨어지는데, 권한을 넘겨달라고 요구하면서 문제가 생기면 중앙정부에 뒤집어씌우는 양상이 반복되고 있다"며 "이런 모순 속에서 지방균형발전은 허상"이라고 지적했다.
dongchoi8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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