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전쟁' 나선 윤 대통령…첨단기술 경쟁에 사활 걸었다

글로벌 경쟁 나날이 심화…격차 좁혀지자 긴장↑
반도체·AI·바이오 등 첨단기술 경쟁력 강화 매진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3.6.8/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정지형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반도체와 인공지능(AI), 바이오와 같은 첨단기술과 관련된 행보를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특히 글로벌 반도체 경쟁을 두고는 '전시 상태'와 다름없다며 첨단기술 경쟁력 확보에 사활을 거는 모습이다.

11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지난 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반도체 국가전략회의'는 시종일관 신중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고 한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반도체 분야에서 한국이 초격차를 유지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다"며 "기술 격차를 유지하는 것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어 굉장히 긴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업체는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강점을 나타내고 있지만 다른 글로벌 기업이 이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1분기 글로벌 D램(DRAM) 매출 조사에서 삼성전자는 시장점유율이 43.2%로 전 분기 대비 2.0%포인트(p) 떨어졌다. SK하이닉스는 매출이 크게 줄면서 9년 만에 2위 자리를 미국 반도체 업체 마이크론에 내줬다.

AI 기술 고도화로 수요 급증이 예상되는 시스템(비메모리) 반도체는 아직 국내 기업이 대만 TSMC 등에 비해 기술력이 뒤처지는 상태다.

윤 대통령은 회의에서 반도체 산업이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전쟁이라며 "반도체 산업은 산업 전쟁이고 국가 총력전"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회의에 참석한 산업부 장관 등에게 규제 해소를 강조하며, 정부가 민간기업을 뒷받침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지시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다른 국가에서는 반도체 산업을 위해 세액공제를 늘리고 있는데, 거꾸로 국내는 규제를 하고 있다"며 "반도체 현황과 미래에 나아갈 방향까지 포함해 기초부터 점검했다"고 설명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월1일 경북 구미시 SK 실트론을 방문,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안내를 받으며 실리콘 웨이퍼 라인을 시찰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3.2.1/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윤 대통령이 2차전지(이차전지)에 이어 반도체를 국가전략회의에서 다루면서 촉각을 곤두세우는 것은 첨단기술이 '국가 미래 먹거리'와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부존자원이 부족한 환경 속에서 기댈 수 있는 것은 첨단기술 경쟁력뿐이라는 설명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 1일 주재한 제5차 수출전략회의에서는 첨단 바이오 클러스터 육성을 주문하며 '첨단과학기술만이 나아가야 할 길'이라고 했다.

또 다른 대통령실 관계자는 "과학기술에 기반한 기술강국을 만드는 것이 미래 먹거리를 계속 유지할 수 있는 길"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방법론적 측면에서는 첨단기술 경쟁력 확보를 위해 기업 간, 국가 간 연대와 협력이 필수라고 보고 있다. 실제로 글로벌 공급망은 '가치를 함께하는 국가'를 중심으로 재편되고 그 안에서 '글로벌 기술동맹'이 이뤄지고 있다.

윤 대통령이 지난 9일 '챗(Chat)GPT' 아버지로 유명한 샘 올트먼 오픈(Open)AI 대표를 대통령실에서 만나 AI 기술에 관해 의견을 주고받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윤 대통령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등 글로벌 기업 CEO와 만나 협력 방안을 논의해왔다.

한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대선 출마 선언 전에도 첨단기술에 관심을 많이 가지고 공부를 꾸준히 했다"며 "국가 성장전략으로 세세한 부분까지 다음 단계를 계속 챙기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9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챗(Chat)GPT' 아버지로 불리는 샘 올트먼 오픈(Open)AI 대표를 접견하며 악수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3.6.9/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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