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감소'에 화물연대 파업 중단 재차 촉구 尹, 다음 스텝 주목
화물연대 파업 여파 피해 1조6000억
철도 파업 넘겼지만 정유 심각…정부, 업무개시명령 가능성도
- 나연준 기자
(서울=뉴스1) 나연준 기자 =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의 운송거부가 2일로 9일째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2개월 연속 수출이 감소한 것에 우려를 표한 윤석열 대통령은 화물연대의 업무 복귀를 재차 촉구하고 나섰다.
전국철도노동조합(이하 철도노조)가 극적인 타결로 파업을 철회했지만 정유업계 등 화물연대의 운송거부로 인한 피해가 점차 심각해 지면서 정부가 추가 조치에 나설지 주목되는 상황에서다.
윤 대통령은 1일 밤 페이스북에 "코로나 위기에서 완전히 벗어나기도 전에 인플레이션과 에너지 위기가 세계 경제를 짓누르고 있다. 화물연대의 집단 운송거부의 영향까지 반영되면서 11월 수출은 전년 대비 14% 감소했고, 11월 무역수지는 70.1억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1월 우리나라 수출이 519억1000만달러를 기록, 전년 동월보다 14.0% 감소했다고 밝혔다. 지난 10월에 이어 수출이 2개월 연속 감소한 것이고, 감소폭도 커졌다. 무역수지는 8개월 연속 적자다.
우리 경제는 대외 의존도가 높고, 대부분의 산업이 사실상 수출과 연결되어 있기에 수출 부진은 심각하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글로벌 경제 위기 등으로 어려운 상황이 지속되는데 화물연대의 운송거부 사태까지 겹치면서 우려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윤 대통령은 최근 해외순방 등을 마치고 수출 드라이브를 본격적으로 추진해왔다. 지난달 수출전략회의를 직접 주재하며 글로벌 경제위기에서 정부의 돌파구는 수출이 될 것이라고 거듭 강조하며 모든 부처의 협업을 주문했다.
이런 분위기에서 지난달 24일 시작된 화물연대의 운송거부는 큰 타격이 됐다. 산업 전반적으로 운송에 큰 차질이 생기기 시작했고, 이로 인한 피해 규모는 현재까지 1조6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윤 대통령은 지난 29일 국무회의를 직접 주재하며 시멘트 분야 운송 거부자에 대해 업무개시명령을 의결했다. 화물운송 종사자에 대한 업무개시명령 제도는 지난 2004년 도입됐는데, 명령이 발동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후 시멘트 분야의 출하량은 증가 추세로 이어졌다. 1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시멘트 분야 출하량은 8만2000톤으로 전날 대비 182% 수준으로 늘어났다. 운송거부 29개 운송사 중 21개사가 운송 재개 또는 재개 예정이기도 하다.
문제는 시멘트를 제외한 다른 분야에서 피해가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정유업계의 타격이 큰데 기름이 떨어지는 품절 주유소가 빠르게 늘고 있다. 1일 오후 2시 기준 품절 주유소는 49개소로 전날(26개소)보다 23개소가 늘어났다. 수도권 주유소의 재고는 2~3일 치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 문제에 강력 대응 기조를 유지해온 정부는 추가로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하는 것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이날은 국무회의 일정이 잡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는데 전체적인 수급 현황을 살펴보고 필요시 주말이라도 국무회의를 열 가능성도 있다.
윤 대통령은 "지금의 글로벌 복합위기 역시 수출 증진으로 정면 돌파해야 한다"며 "화물 운수종사자 여러분도 업무중단을 끝내고 경제위기 극복에 힘을 모아주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같은 메시지는 정부가 추가 조치에 나서기 전 화물연대에 보내는 윤 대통령의 마지막 호소로 읽혀진다.
yjr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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