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순방 이어 사우디·네덜란드·스페인 경제안보 외교 총력전
빈 살만 왕세자 회담…한-사우디 40조원 규모 추산 MOU 체결
네덜란드 원전·반도체, 스페인 전기차 배터리·재생에너지 협력
- 나연준 기자
(서울=뉴스1) 나연준 기자 = 해외 순방이 끝난 뒤에도 윤석열 대통령은 국내에서 경제안보와 관련 외교에 힘을 모았다. 사우디아라비아의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겸 총리를 만났고, 네덜란드, 스페인과 잇달아 정상회담을 통해 경제안보에 집중했다.
윤 대통령은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등 4박6일 간의 해외 순방을 마치고 16일 오전 귀국했다.
윤 대통령은 이번 순방에서 북한의 위협에 대한 국제사회와의 공조를 강화한 것은 물론 한미일 간 '경제안보대화체'를 신설, 안보의 개념을 경제로 확보했다. 또한 아세안 관련 회의에서는 아세안 연대구상을 발표, 한국과 아세안의 경제협력 다변화를 위한 밑그림을 그렸다. 그 시작으로 인도네시아와 세일즈·공급망·디지털 등 여러 부문에서 총 10개의 MOU를 체결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의 경제안보 외교는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한국에 돌아와 국제사회에서 '미스터 에브리싱(Mr. Everything)'으로 통하는 사우디의 실권을 쥐고 있는 빈 살만 왕세자와 회담을 진행했다.
빈 살만 왕세자가 추진하는 총사업비만 5000억달러(약 686조원)에 이르는 세계 최대 규모의 스마트 시티 건설 프로젝트 '네옴(NEOM) 시티'에 대한 관심은 매우 높다. 한국 기업들이 대규모 수주에 성공한다면 '제2의 중동 붐'까지 누릴 수 있을 것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윤 대통령은 빈 살만 왕세자를 특별히 예우했다. 서울공항부터 한덕수 국무총리가 영접했고, 회담과 오찬은 한남동 관저에서 진행됐다. 이로써 한남동 관저의 공식 첫 손님은 빈 살만 왕세자가 됐다.
회담은 순조롭게 이어졌고 한국과 사우디는 '비전 2030' 등에 대해 양국의 협력을 확대하고,'미래지향적 전략 동반자 관계'로 발전시켜 나가기로 했다. 양국은 총 40조원 규모로 추산되는 26개 프로젝트와 관련한 양해각서(MOU)를 체결, 한국 경제에 새로운 활력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키웠다.
빈 살만 왕세자는 에너지, 방위산업, 인프라·건설 등 세 개 분야에서 한국과 협력을 획기적으로 강화하고 싶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에너지' 분야에서는 수소에너지 개발, 탄소포집기술, 소형원자로(SMR) 개발과 원전 인력 양성과 관련한 협력을 희망했고, '방산' 분야에서는 사우디 국방역량 강화를 위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협력을 기대한다고 했다. '인프라' 분야에서는 '비전 2030' 일환으로 한국의 중소기업을 포함한 여러 기업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요청했다.
이를 효과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윤 대통령과 빈 살만 왕세자 간 '전략파트너십 위원회'를 신설, 양국 지도자 차원에서 다양한 실질협력을 총괄, 조정해 나갈 계획이다. 대통령실은 "한-사우디 최고위 수준에서 양국관계 발전을 위한 장기적이고 지속가능한 기반을 구축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윤 대통령은 같은 날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와도 정상회담을 하며 네덜란드 신규원전 건설 사업과 관련해 협력하고, 수소경제, 스마트 농업, 우주산업 등과 같은 첨단기술 분야에서의 양국 간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특히 반도체와 관련해서는 윤 대통령과 반도체 노광장비 분야 글로벌 1위 ASML사의 피터 베닝크 회장의 차담회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 회장 등이 함께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ASML사의 국내 추가 투자를 요청했고, 베닝크 회장 역시 추가적인 기회를 살피고 있다고 화답했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와는 이날 만나 전기차 배터리, 태양력과 풍력 등 재생에너지를 포함한 미래전략산업에서의 협력을 강화, 정부 차원에서 필요한 지원을 해나가기로 했다.
yjr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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