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 참사' 비판 정면돌파 선택한 尹 대통령…정국 급랭

尹 박진 장관 해임 건의 통지 "받아들이지 않는다"
국정감사 등 앞두고 여야 강대강 대치 불가피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로 출근하고 있다. 2022.9.29/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서울=뉴스1) 나연준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은 30일 박진 외교부 장관에 대한 해임거부안을 받아들이지 않으며 야권의 '외교 참사' 비판에 대한 정면돌파 의지를 분명히 했다.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이날 오후 "인사혁신처를 통해 '헌법 63조에 따라 박진 장관의 해임을 건의한다'는 국회의 해임 건의문이 대통령실에 통지됐다. 윤 대통령은 해임 건의를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해외 순방을 '외교 참사'라고 규정하고 있는 야권의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뜻을 확고히 하며, 향후 국정운영 동력을 지키기 위해 이러한 결정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윤 대통령과 대통령실은 더불어민주당이 박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을 발의하자 불편한 심기를 숨기지 않았다.

29일 용산 대통령실 출근길에서 윤 대통령은 이와 관련된 질문에 "국민들께서 어떤 것이 옳고 그른지 자명하게 아실 것이라 생각한다"며 해임건의안을 거부하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도 같은 날 오후 브리핑에서 "외교참사였다면 오늘(29일) 해리스 미국 부통령과 어제(28일) 영국 외교장관이 여기까지 오셨겠느냐"며 "당사국들이 전부 잘됐다고 하는데 유독 우리가 스스로 이것을 폄훼하는 것은 좋지 않다. 해임건의안까지 갈 사안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대통령실은 전날 해임건의안이 야당 단독으로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된 이후 추가로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해임건의안 자체가 여론 압박용에 불과하다며 국민과 민생에 집중하겠다는 것이었다.

박 장관도 이날 오전 청사에서 출입기자들과 만나 순방에 대해 '외교 참사'라는 야당의 주장에 동의할 수 없다며 소임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야당에선 '외교참사'라고 폄훼하고 있지만 난 거기에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이날 주한 중남미 대사단을 접견하는 등 외교장관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했다.

윤 대통령이 정면돌파를 선택한 가운데 여야는 더욱 첨예하게 대치할 것으로 예상된다. 윤석열 정부의 첫 국정감사, 내년도 예산안 심사 등을 앞둔 가운데 정국은 급속도로 냉랭해질 전망이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이 해임건의를 받아들이지 않자 즉각 반발했다. 이수진 원내대변인은 "대통령이 숙고의 시간은커녕 일말의 고려도 없이 해임건의안을 즉각 거부한 것은 국민 여론과 국회를 무시하는 오만과 독선을 다시 한번 극명하게 드러낸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민주당은 윤 대통령의 해외 순방 논란에 대한 공세도 이어갈 방침이다. 민주당은 이날 '윤석열 정권 외교참사·거짓말 대책위원회'를 발족, 윤 정부의 외교 정책과 자료 등에 대해 각 상임위원회 별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yjra@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