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대, 편히 쉬어"…아크부대 방문한 文대통령 '특전사 면모'

"그냥 대통령 아니라 공수특전단 출신 대통령"
파병으로 결혼식 미룬 커플 '깜짝만남' 성사도

아랍에미리트(UAE)를 공식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바라카 원전 1호기 건설완료 행사를 마친 뒤 현지 직원식당에서 식사하기 위해 배식을 받고 있다.(청와대 페이스북) 2018.3.27/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두바이·서울=뉴스1) 김현 조소영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부인 김정숙 여사와 함께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 있는 아크부대를 찾아 우리 장병들을 격려하면서 특전사 출신 대통령으로서의 면모를 보였다.

문 대통령은 이날 장병들과 간담회를 가진 자리에서 "저는 그냥 대통령이 아니라 공수 130기, 공수특전단 출신 대통령"이라며 "앉은 채로 차렷 자세 안해도 된다. 편하게 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부대 편히 쉬어, 명령이다"고 언급해 장병들의 박수와 웃음을 자아냈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여러분은 국민들의 기억속에 남아있는 '태양의 후예'다. 여러분 스스로 자부심을 가져도 좋다"면서 "아크부대의 존재로 인해 양국(한국-UAE)은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발전했고 형제국가가 됐다"고 아크부대를 치켜세웠다.

아울러 이날 간담회에선 과거 군부대를 찾아 부대 내 한 군인의 어머니를 모셔 만나게 해주는 코너가 유명했던 '우정의 무대'와 같은 '깜짝만남'이 성사되기도 했다.

주인공은 당초 3월에 결혼을 예정했다가 파병으로 10월로 결혼식을 미룬 이재우 대위(31)와 그의 '미래 아내'인 이다보미 씨(30)다.

이 대위는 이날 간담회에서 "파병이 확정된 후 결혼식을 (3월에서) 10월6일로 미뤘다. 와이프는 신혼집에서 혼자 남편을 기다리고 있다"며 "아내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하고 싶다"고 했다.

그런데 이후 이씨가 깜짝등장했다. 두 사람의 포옹 속 부대원들의 박수가 쏟아졌고 김 여사가 이들에게 직접 꽃다발을 전달했다. 이후 문 대통령 내외는 이들과 기념사진을 찍었다.

아크부대장은 이 대위에게 '부대장 특별휴가'를 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련의 상황에 대해 청와대는 "파병으로 결혼까지 미룬 장병에게 대통령이 주는 깜짝선물이었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이후 마무리 발언을 통해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아부다비 왕세제와 전날(26일) 바라카 원전현장을 갔을 당시, 모하메드 왕세제가 한국인들을 칭찬했던 말을 전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모하메드 왕세제가 저에게 바라카 원전에 나와있는 한국인 근로자들이 책임감있게, 근면하게 약속을 다 지키는 모습을 보고 UAE 국민들이 정말 많이 놀랐다고 했다"며 "그분 말씀이 평소에는 UAE가 조금 느린데 한국인과 일하면서 빨라졌다고 한다"고 했다.

이어 "심지어 박수도 천천히 치는데 박수도 빨리 치게 됐다고 하더라"며 "그만큼 국제적으로 우리 위상이 높아졌다는 것이고 우리가 그에 따른 역할을 다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이 대위 커플을 향해선 "두 분은 정말 축하한다. 대통령이 제대로 선물을 가지고 왔죠"라며 "정말 특별한 만남이 돼 두 분이 두고두고 행복할 것 같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간담회를 마친 후에는 장병 숙소를 방문했다. 문 대통령은 여기서도 "무릎 꼬아도 된다. 영 편하게 해도 돼"라며 장병들과의 친근한 분위기를 조성했다.

문 대통령은 정연수·정대용 상병이 쓰는 숙소를 들렀는데 이중 정연수 상병이 제1공수특전여단 3대대 소속이라고 하자 "(나와) 같은 3대대"라며 반가워했다.

정연수 상병은 이후 문 대통령의 자서전 '운명'에, 정대용 상병은 군복 티셔츠에 각각 사인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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