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탄핵안 가결 한달…칩거 속 법률 대응 만전

새해 기점 해명 나서…추가 메시지 여부 주목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1일 오후 청와대 상춘재에서 출입기자단과 신년 인사회를 겸한 티타임을 갖고 있다.(청와대 제공)2017.1.1/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서울=뉴스1) 유기림 기자 =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한 지 9일로 꼭 한 달을 맞는다.

박 대통령은 지난 1일 청와대 출입 기자단과 신년 인사회, 사실상 간담회를 가진 것을 제외하곤 공개 외부 행보 없이 사실상 관저에서 칩거 중이다.

박 대통령은 주로 관저에서 통화나 만남을 갖고 청와대 참모진 혹은 법률 대리인단과 접촉할 뿐 활동을 자제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29일엔 청와대 위민관에서 전체 탄핵 심판 대리인단과 만났고, 청와대 참모진과는 관저에서 연말과 연초 인사를 나눴다.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당시와 상황이 다른 만큼 여론을 의식해 동정 공개도 최소화하는 듯하다.

새해에도 박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주말집회가 이어지고, 특별검사 수사와 헌법재판소 심판 과정에서 추가적으로 의혹이 불거짐에 따라 여전히 여론은 싸늘한 분위기다.

그러나 탄핵안 가결 이후 한 달이 지난 새해를 기점으로 박 대통령은 '소명의 시간'을 가지려 하고 있다. 지난 1일에는 23일 만에 침묵을 깼다. 급작스럽게 청와대 상춘재에서 취임 후 처음으로 취재진과 신년 인사회를 가진 것이다.

이를 두고 특검 수사가 본격화되고 헌법재판소가 심판을 속도감 있게 진행해 위기감을 느낀 박 대통령이 장외 여론전에 나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세월호 참사 7시간 행적이나 제3자 뇌물수수 혐의 등 자신과 관계된 의혹을 부인함으로써 지지층 결집을 시도했다는 이야기다.

특검과 헌재에 출석하지 않은 박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의혹을 부인한 데다, 직무 정지 중 사실상 기자 간담회를 가진 것이 적절한지를 두고 논란이 일었지만 추가 메시지 가능성이 사그라들지 않는 점은 박 대통령의 해명 의지를 짐작하게 한다.

현 상황에 대한 불만도 감지된다. 박 대통령 측 대리인단은 지난 5일 헌재 탄핵 심판 2회 변론에서 특검의 중립성이나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의 통화 녹음 파일 공개를 문제 삼기도 했다.

현재로선 간담회를 포함해 추가 메시지 여부가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일각에선 박 대통령이 직접 헌재 탄핵 심판에 출석해 소명할 가능성이 제기되지만 이 역시 미정이다.

박 대통령은 또한 칩거 중인 상황에서도 청와대 참모진 혹은 언론을 통해 조류인플루엔자(AI) 사태 등 국정 현안을 파악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탄핵 기각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으면서 국정 운영 연속성을 고려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국정 역사교과서 문제에 관심을 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은 국정화 유예 결정 후엔 "시행되지 못해 안타깝다"면서 자신이 강력하게 추진한 국정 역사교과서에 대해 신념을 굽히지 않았다.

대통령비서실은 한광옥 비서실장을 중심으로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보좌를 비롯해 조용히 업무를 이어가고 있다. 주요 참모진은 직무 정지 중인 박 대통령 신년 인사회 참석으로 위법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청와대는 휴일인 지난 1일 이뤄져 문제 소지가 없단 입장이다.

전·현직 청와대 출신 인사들이 특검에 불려가거나 그럴 예정이라 뒤숭숭한 분위기도 감지된다. 특검이 청와대 압수수색과 박 대통령 대면조사를 검토하고 있는 점 역시 부담일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압수수색이 이뤄질 경우 청와대와 특검 간 충돌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gir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