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앞까지 울러퍼진 232만 촛불 함성…朴대통령, 수습책 고심(종합)
'3차 대국민담화' 불구…촛불민심은 '즉각 퇴진'
靑 "민심 엄중히 받들 것"…경찰추산은 42만
- 윤태형 기자
(서울=뉴스1) 윤태형 기자 = 박근혜 대통령은 3일 서울 광화문 광장을 비롯해 부산 대전 대구 광주 등 전국적으로 열린 제6차 촛불집회를 지켜보며 수습책을 고심했다.
이날 오후 9시30분 현재 박근혜정권퇴진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 측 추산으로 서울 광화문 광장에 170만 명의 시민들이 모여 박 대통령의 즉각 퇴진을 촉구했다.
전국적으로는 집회 참가자가 헌정사상 최대 규모인 232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추산은 오후 7시10분 일시점 기준으로 42만명을 넘었다.
이날 전국을 밝힌 232만 촛불민심이 탄핵을 앞둔 박 대통령의 결단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박 대통령은 이날 관저에서 TV 집회 상황을 지켜보면서 참모들로부터 관련 상황을 보고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박 대통령이 지난 29일 제3차 대국민담화를 통해 퇴진의사를 처음으로 밝힌 이후 '촛불 민심'이 다소 누그러질 것으로 기대했지만, 이날 집회 참가자수가 지난달 26일의 190만 명을 넘어서며 '촛불 민심'이 오히려 확산되자 긴장감을 감추지 못했다.
청와대는 이날 공식입장을 내놓지 않았지만 청와대 참모들은 "(집회에 나타난 민심을) 잘 경청하고 있다. 국민의 목소리를 엄중하게 받들겠다는 뜻은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특히 이날 오후 5시를 전후해 청와대 100m 앞까지 행진이 허용된 제6차 촛불집회 1차 행진에서 집회 참가자 약 50만 명이 청와대를 둘러싸며 박 대통령의 즉각적인 퇴진을 요구하며 함성을 질렀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뉴스1과의 통화에서 "(행진 참가자들의) 함성소리가 더 잘 들렸고, 이를 경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더 또렷이 들렸다"면서 "국민의 목소리를 엄중하게 받들겠다"이라고 밝혔다.
청와대 수석비서관 등 참모들은 지난주와 마찬가지로 이날 출근해 비상 대기하며 수시로 회의를 갖고 상황을 살폈다. 수석들은 이날 오전에도 부분적으로 집회에 대비해 논의를 가졌고, 한광옥 대통령비서실장이 주재하는 수석비서관 전체 회의는 오후에 열렸다.
수석들은 오후에도 수시로 모여 민심의 수용방안 등 향후 대책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촛불집회는 박 대통령의 국정수행지지도가 2주 연속 4%를 기록한 가운데, 다음 주 박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국회 표결에 앞서 열려 집회 참가자들은 탄핵에 앞서 박 대통령의 자진 사퇴를 마지막으로 호소한다는 의미가 있다.
특히 오는 9일로 예상되는 국회 탄핵소추안 표결을 앞서 새누리당 비주류가 박 대통령이 퇴진일정을 오는 7일 오후6시까지 직접 밝히지 않으면 탄핵 처리에 동참하겠다고 압박함에 따라 청와대는 이에 대한 대응 방향을 놓고 부심하고 있다.
이와 관련, 박 대통령이 새누리당 비주류 의원 등과 면담을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탄핵안 표결에 앞서 비주류 의원들을 불러 탄핵에 대한 자신의 입장과 여야 합의를 위해 적극 나서줄 것을 독려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 자리에서 박 대통령이 자신의 퇴진 시점을 언급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고, 또한 박 대통령과 여당 비주류 간 회동이 실제로 성사될 지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도 많다.
청와대 참모는 "아직 회동이 정해진 건 아니다. 좀 더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새누리당 비주류 의원들은 헌정사상 최대규모의 '촛불민심'으로부터 압박을 받을 수 밖에 없고, 박 대통령 또한 이를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박 대통령이 이날 헌정사상 최대의 촛불집회 규모와 주말 정치권 움직임을 보고 여당 비주류에 제시할 카드를 놓고 고심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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