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러나는 靑 수석들 '어디로 가나?'

조원동·모철민 '입각' 가능성 거론…박준우, '주일대사說'도

(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 서울 세종로사거리에서 바라본 청와대 모습.(뉴스1 DB) © News1 유승관 기자

</figure>박근혜 대통령이 12일 정무 등 청와대 수석비서관 4명에 대한 교체 인사를 단행한 가운데, 이번 인사로 물러나게 되는 수석들의 향후 거취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번 청와대 비서진 개편은 지난 4월 발생한 여객선 '세월호' 침몰 참사 이후 정치권 안팎에서 제기돼온 정부 내 인적쇄신의 일환으로 이뤄진 것인 만큼 이번 인사로 물러나게 된 수석들은 '경질성 인사'로 해석될 여지가 큰 게 사실이다.

이날 인사에 따라 직(職)에서 물러나게 된 청와대 수석비서관은 박준우 정무·홍경식 민정·조원동 경제·모철민 교육문화수석 등이다.

그러나 이들 중 조원동·모철민 수석의 경우 현 정부 출범 초기부터 청와대에서 근무해 박 대통령의 국정철학을 누구보다 잘 아는 인물들이란 점에서 이르면 13일 발표될 개각(改閣)에서 정부 부처 장관으로 입각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박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 이후 악화된 민심 등 불안정한 대내외 환경에도 불구하고 '국가 개조론(論)' 등을 통해 올 하반기 국정운영에 강한 의욕을 드러내고 있는 만큼 이들이 부처 장관직을 맡을 경우 주요 국정과제의 원활한 추진을 위한 공직 사회 장악 등에도 긍정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도 이날 개각보다 청와대 비서진 개편 인사를 먼저 단행한 배경에 대해 "장관 인사와 연결되는 부분을 고려하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때문에 조원동 수석의 경우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비롯한 정부 내 '경제팀' 교체 전망에도 불구하고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등으로 발탁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모철민 수석 또한 신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하마평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청와대 주변에선 이번에 교육문화수석이 교체 대상에 포함된 배경을 놓고 지난 4일 치러진 전국 시·도 교육감 선거에서 '진보' 성향의 당선인이 대거 배출된 사실과도 관련이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박 대통령은 이날 비서진 개편 인사에서 문체부 공무원 출신의 모 수석을 내보내는 대신 새 교육문화수석으로 '보수' 성향의 교육계 인사인 송광용 전 서울교육대 총장을 선임했다.

작년 8월 청와대 정무수석으로 발탁됐다가 10개월 만에 물러나게 된 박준우 수석은 그동안 대(對)국회 관계에 있어 여야 정치권 모두로부터 '야박'한 평가를 받아온 데다, 세월호 참사 수습과정에서도 안전행정부를 소관 부처로 둔 주무 수석으로서 적시(適時)에 대응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는 이유에서 일찌감치 교체 대상으로 거론돼왔다.

그러나 최근 신임 국가정보원장으로 박 대통령의 측근인 이병기 주일본대사가 내정됨에 따라, 박 수석이 후임 대사 자리로 옮겨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와 주목된다. 1978년 외무고시(12회)에 합격한 이래 30여년 간 직업 외교관으로 활동해온 박 수석은 외교부 내에서도 중국과 일본 등 동북아 현안에 밝은 대표적인 '아주통'으로 분류된다.

반면, 박 수석과 함께 작년 8월부터 청와대에서 근무해온 홍경식 민정수석의 경우 최근 안대희 전 국무총리 후보자의 낙마 등 정부 고위직 인사에 대한 부실 검증 문제의 책임을 물어 교체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정치권 안팎의 대체적인 견해다.

일각에선 청와대 인사위원장이자, 그동안 야당으로부터 사퇴 압력을 받아온 김기춘 대통령 비서실장을 대신해 자리에서 물러나게 된 것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김 실장은 이번 인사에서 유임됐다.

홍 수석은 현재로선 청와대에서 나간 뒤 기존의 변호사 활동을 계속 이어갈 가능성이 커 보인다. 홍 수석은 청와대 민정수석에 선임되기에 앞서 법무법인 광장의 대표 변호사로 일해왔었다.

이밖에 이날 비서진 개편안 발표에 앞서 지난 8일 사표가 수리된 이정현 전 홍보수석 역시 일부에선 세월호 참사 수습과정에서의 문제점 등을 이유로 '경질'된 것으로 보는가 하면, 그가 박 대통령의 '복심(腹心)'으로 불려온 최측근 인사란 점에서 추후 입각이나 7·30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출마를 위해 물러난 것이란 분석도 함께 나오고 있어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한편 조만간 이어질 개각에서 조 수석과 모 수석 등이 입각할 경우 차관급인 청와대 수석비서관에서 정부 부처 장관으로 '영전'하는 게 된다. 반면, 이번 인사로 조윤선 여성가족부 장관은 청와대 정무수석으로 그 직급이 내려가게 됐다.

그러나 여권 내에선 "박 대통령이 각종 국정과제 추진 등을 위해 앞으로 당·정·청과 대야(對野) 관계를 조율해나가야 할 정무수석에 조 장관을 기용한 건 그만큼 그에 대한 신뢰가 두텁기 때문"이란 이유에서 "조 장관이 정무수석직을 원활히 수행할 경우 언제든 다른 직책으로 '영전'할 기회가 있을 것"이란 얘기도 나오고 있다.

ys417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