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김연아·박승희·이상화 등 '소치 영웅'들과 오찬(종합)
"노력하면 꿈 이룰 수 있다는 희망이 이번 올림픽 결실"
"평창대회 성공 위해 선수지원 등 더 많은 관심 갖겠다"
- 장용석 기자
(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 박 대통령은 특히 4년 앞으로 다가온 2018 평창 동계올림픽과 관련, 우리 선수들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 의사를 밝혔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찬 인사말에서 "올림픽 기간 선수단이 보여준 불굴의 정신과 용기가 자랑스러웠다"며 "'한 번 넘어지고 두 번 실패해도 포기하지 않고 노력하면 꿈을 이뤄낼 수 있다'는 용기와 희망을 준 게 이번 동계올림픽을 통해 얻은 아름다운 결실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그동안은 올림픽 때 금메달을 몇 개 땄는지, 순위가 몇 위인지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분위기였는데 이번엔 많이 달라진 것 같다"며 "심석희 선수가 은메달을 딴 후 '죄송하다'고 했을 때 국민은 '세계 2위가 왜 미안하냐'며 격려해줬고, 은퇴무대에서 최고의 연기를 펼친 김연아 선수에 대해선 '연아야, 고마워'라는 문구가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기도 했다"고 올림픽 당시 분위기를 떠올리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올 1월8일 소치 올림픽 출전을 앞둔 우리 선수단을 격려하기 위해 태릉선수촌을 방문했으며, 올림픽 경기 기간 중엔 우리 선수들이 메달을 딸 때마다 축전을 보내 축하 인사를 전했다.
이어 그는 "(국민들은) 컬링, 봅슬레이, 스켈레톤, 루지, 스키처럼 우리가 다소 취약했던 종목에서 열심히 뛰는 선수들에게도 그 어느 때보다 큰 관심과 응원을 보냈다"면서 "올림픽 창시자 쿠베르탱 박사는 '올림픽 경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이기는 게 아니라 참가하는 것이고, 정복하는 게 아니라 잘 싸우는 것'이라고 했는데, 우리 사회도 진정한 올림픽정신을 향해 다가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그럴 수 있었던 배경엔 열악한 환경에서도 끊임없는 도전을 통해 자신의 한계를 넘어서며 역량을 키워나간 국가대표 선수들의 숨은 노력이 있었고, 그 노력이 국민 마음에도 전달돼 감동과 찬사를 보내게 됐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고 우리 선수단을 거듭 격려했다.
아울러 박 대통령은 남자 스피드스케이팅의 이규혁 선수가 지난 1994년 릴레함메르 동계올림픽 때부터 이번 소치 대회까지 6회에 걸쳐 올림픽에 출전한 사실을 들어 "이 선수가 보여준 용기와 도전정신은 우리 모두가 본받아야할 가치이자 정신이라고 생각한다. 선수 한 사람 한 사람이 국민들 마음에 용기와 자신감 심어준 진정한 영웅들이었다"고도 말했다.
이와 함께 박 대통령은 "소치 올림픽 폐막식에서 다음 올림픽 개최지인 강원도 평창을 소개하는 무대가 펼쳐지고, 올림픽기가 평창에 전해지면서 우리 국민에겐 또 다른 희망이 시작됐다. 이제 4년 앞으로 다가온 평창 올림픽의 성공을 위해 우리 모두의 노력과 선수단 여러분의 도전이 다시 시작돼야 할 것"이라며 "정부는 선수 여러분이 더 나은 환경에서 마음껏 훈련하고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국가대표 선발과 관리, 은퇴 후 활동을 고려한 지원시스템을 마련해 나갈 것"이라고 약속했다.
박 대통령은 또 "동계스포츠의 특성을 고려한 우수선수 육성과 발굴을 투명하게 하고, 과학적 장비와 기술 지원, 부족한 시설 확충 등의 지원에도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나갈 것"이라면서 "대한민국 대표 선수로 최선을 다해준 여러분의 노고에 다시 감사드리고, 4년 뒤 평창 올림픽에서 여러분의 꿈이 성취되길 바라겠다"고 말했다.
이날 오찬엔 김주열 선수단장과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500m 올림픽 2연패를 달성한 이상화 선수, 은메달 획득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한 여자 피겨스케이팅 김연아 선수, 또 여자 쇼트트랙 박승희·심석희 선수, 남자 스피드스케이팅 팀 추월 김철민·이승훈·주형준 선수 등의 메달리스트를 비롯한 우리 선수단이 참석했다.
또 소치 현지에서 우리 선수단에 대한 급식 등을 담당한 지원단 관계자들과 유진룡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김정행 대한체육회장, 조양호 대한체육회 수석부회장, 김진선 평창 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 등 170여명이 자리를 함께했다.
청와대에선 김기춘 대통령 비서실장과 김장수 국가안보실장을 비롯한 비서진이 배석했다.
한편 박선영 SBS 아나운서와 개그맨 김준호씨의 공동 사회로 진행된 이날 오찬엔 가수 효린, B1A4도 초청돼 우리 선수단을 위한 공연을 펼쳤다.
이상화 선수는 행사 도중 '대회 기간 음식은 잘 먹었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한국음식은 매일 먹었다. 한식 덕분에 내가 좋은 성적을 내지 않았을까"라며 급식 등을 챙겨준 지원단에 감사의 뜻을 표시했다.
또 이번 대회를 계기로 '컬링 아이유'란 별명을 얻은 여자 컬링 이슬기 선수는 "아이유를 닮았다고 하면 돌 맞을 것이다. 다른 언니들도 다 예쁜데…"라며 "내가 아이유보다 다 떨어지지만 컬링 하나 만큼은 낫지 않을까"라고 말해 참석자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봅슬레이 대표 팀의 석영진 선수는 행사장 스크린에 비쳐진 '소치의 감동, 평창의 영공으로-가능성을 믿는 순간 꿈은 시작됐습니다'는 문구를 보고는 "이번 올림픽에서 가능성이 시작됐다고 본다"면서 "나도 후배들도 병역문제로 고민하고 있는데 정부 차원에서 지원해주면 좋은 경기력으로 (평창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딸 수 있도록 꼭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여자 쇼트트랙 500m 경기 도중 두 번이나 넘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선수단에 첫 메달(동메달)을 안겨줬던 박승희 선수는 당시 기억을 떠올리며 "(넘어졌을 때) 다른 생각은 하나도 안 들었고, '빨리 가야한다'는 생각 때문에 또 넘어진 것 같다. 급해가지고…"라고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ys417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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