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전경련, 건강한 경제생태계 조성 앞장서달라"(종합2보)

전경련 회장단과는 취임 후 첫 간담회...재계 건의사항 등 청취

(서울=뉴스1) 허남영 기자 = 박근혜 대통령이 17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전경련 신축회관 준공식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은 (왼쪽부터) 현오석 기재부장관, 구본무 LG 회장, 박근혜 대통령, 허창수 전경련 회장,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 (전경련 제공) 2013.12.17/뉴스1 © News1

</figure>박근혜 대통령은 17일 창조경제 구현과 건강한 경제 생태계 조성에 경제인들이 적극 앞장 서 줄 것을 당부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전국경제인연합회 신축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전경련 회장단과 간담회를 가졌다. 박 대통령이 전경련 회장단과 따로 만남을 갖기는 취임 후 이번이 처음이다.

박 대통령은 "경기회복의 불씨를 살리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뭐니 뭐니 해도 역시 투자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이라면서 "우리 경제가 미래를 내다보는 선제적인 투자를 통해 위기를 극복하고 또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 왔다. 여러분이 기업가 정신으로 투자하고 도전하신다면 정부는 적극 뒷받침을 해 드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지난달 말 개최된 시간선택제일자리 채용박람회에서 나타난 대기업의 적극적인 참여에 감사를 표시하고 "앞으로 시간선택제 일자리가 근로자, 기업, 사회 모두가 만족하는 희망의 일자리로 발전할 수 있도록 계속 관심을 가져달라"고 주문했다.

박 대통령은 "경기 회복이 단기간의 과제라고 한다면 장기적으로는 경제의 체질 개선이 중요할 것"이라며 "추격형 경제에서 벗어나 선도형 창조경제로 패러다임을 바꾸는데 대기업이 앞장 서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한 창조경제 지원을 위해 이번 달 출범 예정인 민관합동창조경제추진단이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전경련이 힘을 보태달라고 요청했다.

박 대통령은 지난 9월 인터넷 상에 개통한 창조경제타운 사이트를 언급하면서 "앞으로 각 시도에 오프라인 성격의 창조경제 타운을 만들어 사장되는 아이디어가 없도록 하고 또 새로운 아이디어와 기술이 우리나라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하려고 한다"며 "전경련에서도 많은 관심을 갖고 기술과 아이디어가 있어도 사업으로 연계하지 못하는 분들에게 기회를 주셨으면 한다"고 바람을 전했다.

아울러 "대기업에 사장되어 있거나 활용도가 낮은 특허를 중소·중견기업에 이전한다든지 또 중소·중견기업과 다양한 기술 협력 방안을 강구해서 동반성장 R&D(연구개발) 생태계를 조성해 달라"며 이들 기업과의 동반성장에 더욱 힘써 달라고 당부했다.

박 대통령은 지난 6월 중국 국빈방문 당시 베이징의 현대차 공장과 시안의 삼성반도체 현장을 방문해 동반 진출의 큰 성과를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며 "지금 우리는 국내시장만을 볼 것이 아니라 세계가 우리 시장이라고 생각해야만 성공하고 발전할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전경련 회장단은 창조 융합 분야의 투자 확대와 일자리 창출에 적극 나서겠다고 약속했다.

참석자들은 특히 창조경제를 위해서는 우리 경제가 제조업 주도형에서 혁신주도형 경제로 전환해야 한다면서 융합 신산업과 환경, 소재분야 등 다양한 분야로의 시장창출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표적인 사례로 LG의 연료전지와 휘는 배터리, 현대자동차의 친환경 그린카 개발, 삼양사의 자동차 경량화 신소재 개발, 코오롱의 웨러블 디바이스 핵심소재 개발 등이 소개됐다.

R&D 투자 확대와 관련해 삼성은 향후 10년간 IT(정보통신) 기초과학 분야에 1조5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며 SK는 스마트그리드, 에너지관리시스템 등 IT와 에너지 융합 분야 연구개발에 1조2000억원을 집중 투자할 것이라고 했다.

내년에는 시간선택제 일자리와 여성 고용, 가족 친화형 일자리 등이 올해 보다 크게 확대될 전망이다.

삼성은 향후 5만명의 소프트웨어 인력을 양성키로 했으며 롯데는 내년 상반기 중에 2000개, 두산은 400개의 시간선택제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이밖에 SK는 자사 보유 86종의 정보를 개방해 청년 창업자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며, 코오롱도 협력사와 공동기술개발 확대를 추진키로 하는 등 대기업이 가진 해외 정보 및 기술 개방 등을 통해 중소기업과의 동반성장 등 건강한 생태계 조성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이날 간담회에선 새 정부에 바라는 대기업 오너들의 건의도 이어졌다.

대림산업 이준용 명예회장은 정부가 추진 중인 '해외건설 수주 선진화 방안'과 관련해 금융지원 확대를 요청했고, 두산그룹 박용만 회장은 핀란드와 사우디아라비아, 베트남, 남아프리카공화국, 폴란드, 헝가리 등 세계 각국이 원전을 추진하고 있다며 박 대통령의 해외 순방국 선정 때 이런 점을 고려해 달라고 주문했다.

한편 박 대통령은 이날 간담회에 앞서 전경련 신축 회관 준공식에 참석해 전경련 회관 준공을 축하했다.

박 대통령은 "(전경련이) 1961년 창립해 민간 경제계의 리더로서 각고의 노력으로 한강의 기적을 이루는 데 큰 축을 담당해 왔다"며 "지난 반세기 동안 우리나라 경제발전에 중추적인 역할을 해 온 대표적인 곳"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취임 후) 세계 곳곳에서 우리 기업인들을 만나고 한국 기업을 소개하는 간판과 첨단 국산제품을 볼 때마다 자부심과 함께 여러분이 자랑스러웠다"고도 했다.

박 대통령은 "'새 술은 새 부대에 담는다'는 말이 있다"며 "오늘 전경련 회관 신축을 계기로 21세기 글로벌 무한경쟁 시대에 국민에게 더욱 신뢰받고, 모든 경제주체들이 함께 상생의 경제를 만드는데 중추적인 역할을 해 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nyhu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