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北, 말조심해야… '존엄'은 우리도 있다"
논설실장·해설위원실장 오찬 "지금은 비공개 접촉할 때 아냐"
박 대통령은 이날 언론사 논설실장 및 해설위원실장단을 청와대로 초청, 오찬을 함께한 자리에서 '북한과의 비공개 접촉 필요성을 느끼지 않냐'는 질문에 대해 '(남북관계는) 모든 걸 공개적으로 할 수 없고, 관계 증진을 위해 편의상 얘기할 수도 있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때가 아니다"며 이 같이 밝혔다.
박 대통령은 북한의 일방적 조치에 따른 개성공단 가동 중단 사태를 예로 들어 "그런 부분에서부터 (남북한 간에) 뭔가 신뢰가 쌓여야 한다"며 "그래야 한 발 한 발 나가면서 융통성 있는 다른 방법도 생각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개성공단만 해도 (입주 기업과 근로자 안전 등) 기본적인 것조차 보장받을 수 없는 상황에서 재가동만 서둘러선 안 된다"고 지적하면서 "이런 부분에서 (북한이) 먼저 신뢰를 보여줘야 한다. 지금은 거기에 노력을 집중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박 대통령은 "서로 신뢰를 쌓아가기 위해선 북한도 말을 조심할 필요가 있다"며 "‘존엄’이 어떻다고 하면서 우리가 옮기기도 힘든 말을 하는데, ‘존엄’은 그쪽에만 있는 게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에게도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박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그간 북한 측에서 개성공단 가동 중단 사태의 책임은 자신들의 '존엄'을 훼손한 우리 측에 있다는 주장을 펴온 사실을 정면 비판한 것이다.
박 대통령은 "(북한도) 우리 국민과 대한민국도 존중하면서 서로 노력해야지, 막 그렇게 하면 거기서부터 (상호 신뢰 회복의 노력이) 다시 미끄러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그런 부분은 국제사회의 규범, 상식 등에 맞게 가야 한다. 그래야 북한도 경제적으로 한 발짝 더 나아갈 수 있고 여러 가지로 좋다"며 "그러지 않고 개성(공단)을 저런 식으로 두면 누가 투자하겠냐"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북한도 다른 쪽의 투자를 (받기를) 굉장히 원할 텐데, 이렇게(국제 규범과 상식에 맞게) 잘 해야 북한에도 장기적으로 좋은 것"이라며 "국제사회가 다 보는 상황에서 남북이 대화하는 것이기 때문에 (북한의 지금 태도는) 남한에만 문제가 되는 게 아니다. 국제사회도 북한을 평가하지 않겠냐"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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