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흥, 융성, 소명…' 박 대통령 취임사 60년대 데쟈뷰

역대 대통령 취임사의 절반 분량인 이 취임사는 군더더기 말이나 장황한 수식어를 일체 배제해 박 대통령의 평소 성격을 잘 드러낸 것으로 일단 평가 받았다.

희망의 새 시대, 제 2 한강의 기적의 일구기 위해선 경제부흥이 필요하고, 이 경제부흥은 복지.일자리와 연결돼 국민 개개인이 삶을 즐기는 국민행복과 선순환을 이뤄야 하며, 아울러 삶의 질을 제고하고 개인의 상상력을 북돋우는 문화융성 등 키워드를 단순화하고, 이 모두는 굳건한 안보.외교 태세 위에서만 가능하다는 메시지를 간명하게 잘 드러냈다는 것이다.

반면 취임사 전반의 분위기가 평범하고, 사용된 단어들도 너무 고답적이어서 참신함이나 감동을 주지못했다는 비판도 적지않다. 특히 부흥, 융성, 소명, 기적, 도전, 개척, 국가, 국민, 성취, 고난, 역경, 저력, 소질, 능력 등등의 단어는 60~70년대 유신 혹은 국민동원 시대의 산물인 '국민교육헌장'마저 연상시킨다는 의견도 있다.

또 "한강의 기적으로 불리는 우리의 역사는 독일의 광산에서, 열사의 중동사막에서, 밤새 불이 꺼지지않는 공장과 연구실에서,그리고 영하 수십도의 최전방 전선에서, 가족과 조국을 위해 헌신하신 위대한 우리 국민들이 계셔서 가능했다""격동의 현대사 속에서 수많은 고난과 역경을 극복해온 우리 앞에 글로벌 경제위기와 북한의 핵무장 위협과 같은 안보위기가 이어지고 있다""하면 된다는 국민들의 강한 의지와 저력"등의 표현 역시 기시감(旣視感·데쟈뷰)을 갖게 한다.

새누리당의 한 관계자는 "취임사든 뭐든 연설은 메시지를 간명하게 전달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지만 감동적인 에피소드 등 감성적 접근도 필요하다"며 "이점에서 박 대통령의 취임사는 다소 아쉽다"고 평가했다.

이 관계자는 "연설문의 표현 중 부흥 융성 등 고답적 단어들이 많아 듣기에 따라 박정희 전 대통령의 체취를 더 강하게 느낄 수도 있었을 것"이라며 "당사자의 취향이고 선택이니, 섣부른 평가는 어렵지만 전문적 취임사 작성팀을 가동했으면 좀 더 국민에 녹아들 수 있었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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