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욕의 5년 역사에 맡기고'…MB 논현동 사저로(종합)

퇴임을 앞둔 이명박 대통령이 24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방문해 방명록을 남기고 있다. (청와대 제공) 2013.2.24/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figure>'영욕의 임기 5년'을 마친 이명박 대통령이 공과평가는 역사에 맡긴 채 24일 오후 4시 청와대를 떠나 논현동 사저로 향했다. 하지만 이 대통령에게서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에게 대통령 권한이 이양되는 시점은 이날 '자정'이어서 이 대통령은 논현동 자택에 국가비상지휘통신망을 갖추고 마지막까지 대통령직을 수행한다.

이 대통령과 김윤옥 여사 내외는 이날 오후 4시 청와대 본관 앞 대정원길에서 환송 행사를 가졌다.

이 대통령 내외는 환송을 나온 청와대 직원들과 일일이 악수하고 그간의 수고를 격려하며 이별의 아쉬움을 달랬다.

청와대 직원들은 '대통령님, 여사님 사랑합니다. 영원히 잊지 않겠습니다'라고 적힌 현수막을 준비해 청와대를 떠나는 이 대통령 내외를 환송했다.환송행사가 진행되는 동안 이 대통령의 이름을 연호하는 소리가 들리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도 4개의 공식 일정을 모두 소화하며 17대 대통령으로서의 마지막 1분1초까지 자신의 역할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줬다.

이 대통령은 오전 라르스 뢰케 라스무센 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GGGI) 의장에게 훈장을 수여했다.

이 대통령은 훈장 수여식에서 "GGGI가 녹색성장과 국제사회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 먼발치에서 녹색성장과 GGGI의 발전을 지켜보겠다고 말했다"고 박정하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이에 라무센스 의장은 "'녹색성장과 GGGI는 아직 어린 아이와 같다. 시간이 흘러도 당신은 여전히 아버지다(YOU ARE STILL THE FATHER)'라고 화답했다"고 박 대변인은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이어 제18대 대통령 취임식 참석차 방한한 류옌둥 중국 국무위원(부총리급)을 접견하고 후진타오 주석의 친서를 전달받았다.

이 대통령은 "지난 5년간 어려운 일도 있었지만 양국의 관계는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됐고 이를 바탕으로 잘 협력해 왔다"면서 "후진타오 주석에게 고맙게 생각한다는 말씀을 꼭 전해달라"고 말했다.

후진타오 주석은 친서에서 "이 대통령이 재임 5년간 양국 관계 발전에 기울인 중요한 기여를 높이 평가하며 업무관계 뿐 아니라 개인적 우정도 소중히 간직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이 대통령 내외는 국립현충원 현충탑을 찾아 헌화하고 분향했다.

현충원 방명록에는 '水到船浮(수도선부) 더 큰 대한민국, 국민 속으로'라는 문구를 남겼다.

청와대 홍보수석실 관계자는 방문록 글과 관련해 "나라가 커짐에 따른 결실을 국민들이 많이 나눌 수 있도록 한다는 뜻과 함께 대통령 스스로 이제 국민 속으로 들어간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부연했다.

이 대통령 내외의 마지막 현충원 방문에는 김황식 국무총리와 맹형규 행정안전부장관 등이 동행했다.

이 대통령은 잉락 친나왓 태국 총리를 접견하는 것으로 대통령으로서의 마지막 공식 일정을 마무리했다.

그는 "공식 업무 마지막 정상 접견이다. (지난 태국 방문 때) 환대 고마웠고 좋은 얘기 많이 나눌 수 있어서 기뻤다"며 잉락 총리를 맞이했다.

잉락 총리도 "다시 만나뵙게 돼 반갑다. 양국이 서로 발전할 수 있는 관계가 돼 기쁘다"고 화답했다.

한편 이날 청와대에서는 정권 이양기의 어수선함이 그대로 묻어났다.

현 청와대 직원들도 이 대통령의 임기 종료와 함께 대부분 교체되거나 소속 기관으로 복귀해야 하지만 새 정부의 청와대 인선이 늦어지면서 비서관급 이상을 제외한 대부분의 직원들이 남게 됐다.

한 청와대 직원은 "주인이 바뀌면 우리도 물러나야 하는데 상황이 이러니 어쩔 수 없지 않냐"며 "모셨던 상사도 떠나고 사실 일이 손에 잡히지는 않는다"며 청와대 분위기를 전했다.

nyhu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