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해 탄핵에 '文 임명' 조은석 대행체제…1달간 감사원 '공전'

(서울=뉴스1) 이기림 기자 = 헌법상 독립기구인 감사원 수장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5일 국회 본회의에서 가결됨에 따라 최재해 감사원장의 직무가 정지됐다.

감사원에 따르면 이날 최 원장의 직무정지에 따라 재직기간이 긴 '최고참' 감사위원이 원장 권한대행을 맡는다. 가장 오래된 감사위원은 문재인 전 대통령 시절 임명된 조은석 감사위원이다.

다만 조 위원은 내년 1월 17일 퇴임하기 때문에 그 이후에는 문 전 대통령 시절 임명된 김인회 감사위원이 원장 권한대행을 맡게 된다. 김 위원의 임기 만료일은 내년 12월 5일이다.

이번 탄핵소추안 가결로 감사원은 주요 사건 처분에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두 위원이 감사원의 최종 의결기구인 감사위원회에서 사무처의 감사결과와 다른 입장을 내 온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조 위원은 지난해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에 대한 감사 처분에 관해 사무처와 충돌했고, 김 위원은 문 전 대통령과 함께 '검찰을 생각한다'는 책을 낸 바 있다.

감사위원회가 감사 정책이나 계획, 처분 등을 결정하는 곳이라는 점에서 의결 구도는 매우 중요하다. 감사위원회는 감사원장을 포함해 감사위원 7인으로 구성돼 과반수 찬성을 통해 감사보고서를 의결한다.

최 원장의 직무정지로 6명 중 4명이 찬성해야 하는 상황에서 조 위원과 김 위원은 야권 성향으로 평가된다. 여기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시절 문 전 대통령과 협의를 통해 임명된 이미현·이남구 감사위원 중 이남구 위원은 문 정부 시절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을 지내 감사위원 3명이 야권 성향으로 분류된다.

여권 성향으로는 이미현 위원과 윤 대통령이 임명한 김영신·유병호 위원 등 3명이 분류되는데, 의결 구도가 3대 3으로 나눠짐에 따라 주요 사건은 차질을 빚을 수 있는 것이다.

감사원은 현재 문재인 정부 부동산·소득·고용 통계조작 의혹,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지연 의혹, 북한 감시초소(GP) 철수 부실 검증 의혹 등을 감사하고 있다.

다만 최근 최 원장은 조 위원 후임으로 백재명 서울고등검찰청 검사의 임명을 제청해 윤 대통령이 1월 18일자로 임명을 재가하면서 의결 구도는 조만간 변경될 예정이다.

lg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