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킴' 편승한 졸속 '컬링 관광타운'…보조금법 위반도 적발

감사원, 승인 없이 사업내용 바꾼 의성군에 '주의'
"사업 지원 중단" 2억 반납 통보에도 버티기

감사원 전경 2014.9.2/뉴스1 ⓒ News1 이종덕 기자

(서울=뉴스1) 정지형 기자 = 감사원은 경북 의성군이 의성컬링센터를 활용한 정부 보조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위법 사항이 발견됐다며 군수에게 주의 처분을 내렸다.

감사원은 25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의성군 지역특화 스포츠관광사업 육성사업 운영 관련 감사보고서를 공개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의성군은 지난 2018년 문화체육관광부 지역특화사업에 선정돼 사업을 추진하면서 사업 내용을 임의로 변경했으며 집행잔액도 미반납했다.

의성군은 같은 해 2월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의성군 출신 의자컬링대표팀인 '팀 킴'이 은메달을 딴 뒤, 대표팀 훈련장소인 의성컬링센터를 활용한 컬링 관광타운을 조성하려고 했다.

공모에서 의성군은 의성컬링센터 운영을 위탁받아 온 경북컬링협회를 협력기관으로 기재해 사업을 따냈다.

총사업비는 10억 원이었으며 군비 5억 원에 국민체육진흥기금 5억 원이 지원됐다.

하지만 군은 사전에 협회와 협의하지 않았고, 경북컬링협회도 협조를 거부하면서 기존 계획대로 사업을 추진할 수 없는 상황에 놓였다.

군과 협회는 이전부터 의성컬링센터 운영 문제를 놓고 갈등을 빚었으나 군은 협회에 사업 참여 의사를 확인하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결국 군은 2018년 8월부터 문체부 장관 승인을 받지도 않고 사업계획상 주요 내용을 변경했다.

감사원은 문체부 장관 승인 없이 주요 사업 내용과 예산운용계획 등을 임의로 변경한 것은 보조금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군은 사업 총괄 운영업무를 맡긴 민간 협력기관이 사업 수행 업체들과 계약을 부실하게 체결해도 관리·감독을 제대로 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 같은 이유로 사업 지원에 사용되는 국민체육진흥기금을 관리하는 국민체육진흥공단은 2019년 2월 컬링 관광타운 사업 지원 중단을 결정했다.

이후 문체부는 군에 지원금 약 2억 원을 반납하라고 통보했으나 올해 1~3월 감사원 감사가 진행되는 기간에도 반납이 이뤄지지 않았다.

kingko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