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인에겐 깜깜이 법령정보…'전자점자' 내년 초 추진

법제처, 법령정보 전자점자 소프트웨어 도입예산 반영

(법제처 제공)

(서울=뉴스1) 이기림 기자 = 법제처는 법령정보를 점자로 변환하는 '전자점자 소프트웨어' 도입 예산이 2025년도 정부 예산안에 반영됐다고 5일 밝혔다.

예산안이 국회 심의 등을 통과해 최종 확정될 경우 이르면 내년 2월부터 국가법령정보센터에서 점자로 법령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법제처는 그동안 시각장애인의 법령정보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의견 수렴을 진행했다. 지난 3월 시각장애인 11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와 장애인의 날을 맞아 시각장애인을 대상으로 진행된 간담회에서 법령정보를 점자 형태로 확인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다수 제시됐다.

시각장애인으로 구성된 '국가법령정보센터 모니터링단'도 전자점자 법령 제공을 꾸준히 요청해 왔다. 이에 법제처는 기획재정부에 전자점자 소프트웨어 도입의 필요성을 지속 강조하며 구체적 사업 계획을 제시해 사업비 약 1억 7000만 원을 2025년 정부 예산안에 반영했다.

앞으로 전자점자 소프트웨어가 도입되면 국가법령정보센터의 모든 법령정보를 점자 형태로 다운로드 및 출력할 수 있게 된다. 이를 통해 50만 시각장애인들이 법령정보를 더욱 정확히 이해할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활동지원급여'를 신청하려는 시각장애인은 지금까지는 관련 조문을 '스크린리더' 프로그램을 사용해 귀로 들어서 확인해야 했다. 그러나 전자점자 소프트웨어가 도입되면 해당 조문을 점자 형태로 출력해 바로 '보고, 읽을 수' 있게 된다.

이완규 법제처장은 "법령정보에 대한 접근은 모든 국민들의 권리"라며 "전자점자 소프트웨어 도입 예산이 최종 확정돼 더 많은 시각장애인분들이 법령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정당한 권리를 누릴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법제처는 뇌병변장애인·국내 거주 외국인 등 많은 법령정보 소외계층이 국가법령정보센터를 더 잘 활용할 수 있도록 국가법령정보센터의 화면(UI/UX)을 개편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10월부터는 고령층을 대상으로 국가법령정보센터 이용에 관한 대대적인 의견 수렴에 나서는 등 법령정보에 대한 보편적인 접근성을 확대할 계획이다.

lg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