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채정보 수집논란' 월드코인 "한국 법규 100% 준수"

개인정보위, 월드코인 측 개인정보 수집·국외이전 문제 조사
"익명화된 비식별화 정보"…개인정보 보호법 준수 주장

데미안 키어런(Damien Kieran) TFH 최고 개인정보보호 책임자 (CPO).(TFH 제공)

(서울=뉴스1) 이기림 기자 = 샘 올트먼의 가상자산(암호화폐) 프로젝트로 잘 알려진 '월드코인' 측이 한국 법규를 성실히 준수 중이라고 4일 강조했다. 홍채정보 등 개인정보 수집과 개인정보 국외이전 문제로 개인정보보호위원회로부터 조사를 받은 월드코인 측의 '합법' 주장이 제재 여부 및 수위에 영향이 갈지 관심이 모인다.

데미안 키어런 툴스 포 휴머니티(TFH) 최고 개인정보보호책임자(CPO)는 이날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한국 개인정보 보호법을 준수했다고 장담할 수 있냐'는 질문에 "다른 지역에 가서도 많이 듣는 질문으로, 100% 관련 법규들을 준수한다"고 말했다.

TFH는 월드코인 개발사로 현재 홍채 인식 기기 오브(Orb)와 월드코인을 지급하는 월드앱 애플리케이션 등을 운영하고 있다. 월드코인에서 인증한 사용자 ID는 656만 8557개에 달하며 전 세계 160개 국가에 통용되고 있다.

키어런 CPO는 개인정보위 조사와 관련해 "개인정보위 위원들과 지난 수개월간 건설적인 대화를 해왔다"라며 "기술 자체가 복잡하기 때문에 위원들도 기술을 이해하기 위해 많이 노력해 주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새로운 기술이 나오면 법 제도 측면에서 여러 챌린지(도전)가 있는데, 아직 익명화에 대한 기술, 익명의 기준을 어디에 둘지 명확히 설정돼 있지 않다"며 "그래서 저희가 감독당국을 만나서 익명화가 무엇인지 설명하고, 이해시키고, 필요하다면 수정할 수 있는 대화들을 계속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월드코인 측은 식별할 수 없는 정보를 보관하는 것이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키어런 CPO는 "눈을 촬영해 얻는 코드가 있는데, 1과 0으로 된 바이너리 코드"라며 "이를 가져다가 암호화 프로세스를 거치면 조각조각 파편화된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2개의 데이터베이스에서 그 파편의 조각들을 가지고 있다"며 "이 조각만 가지고는 양자컴퓨터를 통해 처리해도 원래 코드로 복원될 수 없다. 그래서 이 결과값은 데이터가 일차적으로 익명화가 됐다는 것, 두 번째는 보안의 강도와 정도가 굉장히 높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앱을 사용자들이 다운받을 때 어떤 개인정보도 수집하지 않고, 오브에서 촬영된 생체정보를 소유하거나 저장하거나 보관하지 않는다"라며 "(개인정보 국외이전도) 개인정보가 제3국으로 나가기 전 익명화 프로세스를 거쳤고, 나가는 데이터는 비식별화된 정보"라고 강조했다.

한편 개인정보위는 월드코인 관련 안건을 전체회의에서 심의하기 위해 일정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달 중에는 11, 25일 열리는 전체회의에서 관련 안건이 상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월드코인의 홍채 정보 수집 등이 개인정보 침해라는 지적이 나오면서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유럽 등지에서 관련 조사를 받고 있다. 홍콩의 경우 이미 법 위반이라고 판단하고 금지했는데, 월드코인 측은 항소할 계획이다.

lg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