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익위 "이재명 헬기이송·치료는 특혜 아니지만…처리 과정엔 특혜"(종합)

"치료행위는 특혜 아니나 순서·절차 위반…국회의원 행동강령 없어 종결"
부산대·서울대병원 의사 및 부산소방재난본부 직원은 '행동강령' 위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2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대장동 배임·성남FC 뇌물' 혐의 관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4.7.23/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서울=뉴스1) 이기림 기자 = 국민권익위원회가 23일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헬기 이송 특혜 논란' 신고사건을 종결한 것에 관해 "국회의원에게 적용되는 공직자 행동강령이 부존재한다"고 밝혔다.

정승윤 권익위 부위원장 겸 사무처장은 23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국회 공무원 행동강령이 있는데 거기에 국회의원은 제외되며, 위반 조사가 가능한지 실무적으로 검토했는데 조사할 수 없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 부위원장은 "이 사건만 갑자기 '국회의원도 국회 공무원 행동강령이 적용된다'고 하면 오히려 더 불필요한 논란을 불러일으킬 것 같고, 이 부분에 대해서도 반대 의견이 있었다"며 "국회의원도 행동강령을 적용해서 조사해서 처리해야 된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다수 의견은 국회의원에게 행동강령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해서 종결 처리했다"고 밝혔다.

권익위는 전날 전원위원회를 열고 해당 사건에 관해 이 전 대표와 당시 비서실장이던 천준호 민주당 의원에 대해 국회의원에게 적용되는 공직자 행동강령이 부존재한다는 이유로 종결한다고 의결했다. 청탁금지법 위반행위 신고도 이를 입증할 자료가 부족하고, 종결 사유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종결 결정했다.

반면 서울대병원 및 부산대병원 의사가 병원 간 전원 및 119응급의료헬기 출동 요청 과정에서 공직자 행동강령을 위반한 사실을 확인하고, 이를 감독기관인 교육부와 해당 병원에 통보하기로 결정했다.

부산소방재난본부의 119응급의료헬기 출동 과정에서도 공무원 행동강령 위반 사실이 확인돼 감독기관인 소방청과 부산광역시에 통보하기로 결정했다.

정 부위원장은 이에 대해 "공무원인 아들이 아버지가 갑자기 쓰러져서 병원에 있는 친구한테 전화해 치료받은 사건이 있었는데, 아버지가 치료를 받았다고 특혜는 아니다"라며 "순서를 위반하거나 절차를 위반한 걸 특혜로 보고, 치료행위 자체를 특혜로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부정청탁도 마찬가지로, 공무원 아들과 치료해 준 의사만 처벌하지 그 치료를 받은 아버지와 관련해서는 아무런 제재 규정이 없다"며 "이 전 대표의 경우에도 치료받은 행위, 헬기 이송 자체에 대해 특혜냐 아니냐 논하지 않고, 절차나 규정 위반한 것들을 행동강령 등에서 특혜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부산대병원에서 서울대병원으로 전원되는 과정에서 부산대병원의 규정 위반은 없었고, 서울대병원의 경우 가고 싶은 사람이 많기에 전원 매뉴얼이 있는데 그 지침 관련 위반 사실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의료헬기 요청 규정도 있는데 부산대병원에서 요청한 사람의 권한이 없고, 소방본부에서도 매뉴얼에 따라 출동시켜야 하는데 규정을 위반해 헬기를 보냈기 때문에 이권 개입, 즉 특혜를 제공한 것으로 봤다고 밝혔다.

정 부위원장은 "이 전 대표가 헬기를 이용한 사실, 서울대병원에서 치료받은 사실을 특혜로 보진 않는다"며 "규정대로 헬기를 이용했는지, 전원돼 치료받았는지와 관련해 규정이 위반된다면 공무원들이 위반한 걸로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회 공무원 행동강령에 국회의원이 누락된 것과 관련해 "입법 부존재, 부작위가 되고 국회에서 의무를 다 안 하는 것"이라며 "국회에서 이번 기회로 다시 논의를 해서 개정을 하든지 의논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정 부위원장은 "대법관이면 법원 공무원 행동강령에 있기 때문에 조사를 했을 것"이라며 "국회에서는 국회의원 행동강령에 대해 조속한 입장이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또한 야권에서 24일 열릴 정무위원회 회의를 앞두고 '김건희 여사 명품가방 수수 사건' 물타기용이란 지적에 대해 "이전 사건 백브리핑 때 '사건을 순서대로 처리한다'고 말한 것처럼 순서대로 처리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lg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