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돈 횡령하고도 은폐한 GKL 임직원…감사원 '주의' 통보

100억 원 펀드 전액 손실 사건엔 "투명하고 효율적 운용방안 마련하라"

서울 종로구 감사원의 모습. 2023.8.17/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서울=뉴스1) 이기림 기자 =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공기업인 그랜드코리아레저주식회사(GKL) 일본 오사카 사무소 소장의 고객보관금 횡령 사건이 발생했음에도 일부 임직원이 이를 감사실에 보고하지 않은 사실이 확인됐다.

감사원은 8일 이같은 내용을 포함해 2건의 위법·부당 사항이 담긴 '그랜드코리아레저주식회사의 금융자산 운용실태 등에 관한 국회 감사요구 사항' 감사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9년 5~6월쯤 GKL 오사카사무소 소장인 A씨는 고객 돈 2500만 엔(당시 기준 2억7000만 원)을 횡령했다. 담당 본부 팀장과 실장 등은 6월쯤 사고 발생 사실을 통보받은 뒤에도 회사 감사실에는 보고하지 않고 본사로 전보조치했다.

이후 A씨로부터 의원면직 의사가 있음을 듣고도 감사실에 사건을 보고하지 않았고, 2023년 5월 익명신고를 받기 전까지 이를 몰랐다. 감사실은 2023년 7월에서야 경찰청에 A씨를 비롯해 담당 팀장과 실장에 대해 각각 횡령과 배임 혐의로 수사 요청했다.

이에 감사원은 GKL 사장에게 직원들이 고객보관금을 횡령하는 등 부정행위가 발생하지 않도록 관리·감독하고, 부서장이 징계사유에 해당하는 사고가 발생했는데도 이를 감사에게 보고하지 않는 일이 없도록 관련 업무를 철저히 하라고 조치했다. 담당 팀장과 실장에게는 '주의'를 촉구하라고 요구했다.

또한 감사원은 국회가 GKL이 항공기 사모펀드에 100억 원을 투자했다가 3년 만에 원금 전액을 손실 처리한 건에 대한 감사를 요구한 것에 대해, 금융자산 투자 시 안정성과 수익성 등이 보장될 수 있도록 금융자산을 투명하고 효율적으로 운용하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감사원은 GKL이 해당 상품에 대해 제대로 검토하지 않고 투자를 의결한 점 등은 있지만, 심의위원회에서 투자를 의결한 후 투자했고 코로나19로 불가피하게 손실이 발생했으며 자체 감사에서 징계요구한 점을 들어 이 수준에서 조치했다고 밝혔다.

lg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