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재계, 韓추진 '온라인 플랫폼 규제법'에 "심각한 결함" 공개 반대

찰스 프리먼 아시아 담당 부회장 성명…"경쟁 짓밟고 무역합의 위반"

미국 워싱턴DC에 있는 상공회의소 건물. ⓒ 로이터=뉴스1 ⓒ News1 김현 특파원

(워싱턴=뉴스1) 김현 특파원 = 미국 재계를 대변하는 미국상공회의소(이하 미 상의)는 29일(현지시간) 한국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온라인 플랫폼 독과점 규제에 대해 공개적으로 반대하고 나섰다.

미 상의는 이날 찰스 프리먼 아시아 담당 부회장 명의의 성명을 통해 "미 상의는 한국이 플랫폼 규제법을 통과시키기 위해 서두르고 있는 것에 관해 우려한다"고 밝혔다.

미 상의가 지목한 규제법은 지난해 12월19일 한국 공정거래위원회가 추진하겠다고 발표한 '플랫폼 공정경쟁촉진법안(플랫폼법안)'이다.

이 법에는 시장을 좌우하는 소수의 거대 플랫폼 기업을 '지배적 사업자'로 사전 지정하는 한편, 끼워팔기·자사우대·최혜대우·멀티호밍 제한 등 4대 금지행위시 제재와 플랫폼 기업에 입증책임 부과 등의 내용이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위는 내달 중 플랫폼법 정부안을 공개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업계에선 미국의 애플·구글·아마존·메타와 한국의 네이버·카카오 등이 규제 대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미 상의는 한국 정부를 향해 "제안된 법안의 전문을 공개하고 미국 재계 및 정부를 포함한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참여할 수 있는 충분한 기회를 제공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미 상의는 "미국에서 플랫폼 규제법을 통과시키려는 시도가 실패한 것을 포함해 여러 국가의 입법 논의를 면밀히 모니터링한 결과, 미 상의는 이 같은 플랫폼 (규제) 제안에 심각한 결함이 있음을 증명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미 상의는 플랫폼 규제가 "소비자에게 분명 이득이 되는 경쟁을 짓밟고, 건전한 규제 모델의 기본이 되는 좋은 규제 관행을 무시하며, 외국 기업을 자의적으로 겨냥함으로써 정부들이 그들의 무역합의를 위반하는 처지에 놓이게 한다"고 지적했다.

미 상의는 그러면서 "우리는 한국 공정거래위원회가 이 정도로 중요한 조치에 필요한 투명성과 열린 대화의 유형을 보여줄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미 상의의 이번 공개 반대는 최근 미국 내에서 제기돼 왔던 우려 목소리의 연장선상으로 보인다.

윌리엄 라인시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고문은 지난 11일 글에서 규제가 미국 기업들을 불공정하게 겨냥해 중국 기업에 이익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가까운 로버트 오브라이언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지난달 의회전문매체 '더힐'에 기고문을 올려 비슷한 우려를 표명한 바 있다.

워싱턴DC 조야에서 이같은 우려가 제기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미 정부 측에선 공식 협의 채널을 통해 어떤 입장이나 문제를 제기한 적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 정부 측에 따르면, 현재 한국 정부는 이 같은 미국 기업 및 재계의 우려에 대해 설명을 하는 등 의견수렴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gayunlov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