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봉구 부실채용에 공금횡령 적발…의회는 점수 오집계로 합격자 탈락
감사원, 도봉구 정기감사 결과 발표
- 이기림 기자
(서울=뉴스1) 이기림 기자 = 감사원이 서울시 도봉구에 대한 정기감사에서 부실채용과 공금횡령 등 다수의 문제를 적발했다.
23일 감사원이 발표한 '도봉구 정기감사' 보고서에 따르면 이같은 문제를 포함해 총 14건의 위법·부당사항이 확인돼 징계요구 6명, 주의, 시정 등의 조치가 이뤄졌다.
도봉구는 자치입법 역량을 강화하고자 법제전문관을 채용하기 위해 2022년 2월 일반임기제공무원 채용 공고를 냈지만 응시자가 없자 자격 요건을 인사위원회 검토와 재의결 없이 일부 수정했다. 그 결과 자격요건 미충족 응시자를 합격시켰다.
감사원은 도봉구청장에게 "앞으로 일반임기제 공무원을 채용하면서 채용계획의 주요내용이 변경되는 경우 변경계획을 수립하고 인사위원회의 재의결 절차를 거치는 등 채용절차를 준수하고 자격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응시자를 채용하는 일이 없도록 관련 업무를 철저히 하라"고 밝혔다.
도봉구의회는 점수 오집계로 합격자를 탈락시키기도 했다. 의회는 지난 2022년 2월 도봉구의회 의원의 의정활동을 지원하는 지방일반임기제공무원(7급) 5명을 채용하기 위해 면접시험을 진행했다.
서류전형 합격자 1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면접에서 담당 공무원 A씨는 면접위원이 기재한 점수를 집계했다. 그러나 한 면접위원이 면접시험에 참여한 B씨 대신 미응시자의 점수표에 점수를 기재했고, A씨는 면접위원에게 요청해 재작성된 B씨의 점수표를 제출받았다.
이 과정에서 A씨는 B씨의 점수가 95점이었음에도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45점으로 기재해 실제 총점 순위가 5위였던 B씨는 10위가 돼 불합격 처리됐다. 그 대신 6위였던 응시자가 최종 임용됐다. 총괄 점수표의 확인자였던 C씨도 면접시험 당일 A씨가 확인 및 서명을 요청하자, 제대로 된 확인 없이 확인자란에 서명했다.
감사원은 도봉구의회 의장에게 "A씨를 징계처분(경징계 이상)하고, 앞으로 면접점수 집계 등을 잘못해 합격대상자가 부당하게 탈락하는 일이 없도록 채용업무를 철저히 하며 관련자 C씨에게는 주의를 촉구하라"고 밝혔다.
또한 도봉구는 한 기념관 건립을 위해 자료 확보 가능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개발이 제한되는 곳에 불필요한 부지를 매입한 뒤, 사업이 어려워지자 이를 종료해 약 10억원의 예산을 낭비한 것으로 조사됐다.
감사원은 도봉구청장에게 "앞으로 기존 공유재산의 활용 가능성, 취득하려는 재산의 필요성 및 활용 가능성 등에 대한 구체적인 검토 없이 불필요한 공유재산을 취득하는 일이 없도록 관련 업무를 철저히 하고, 관련자에게는 주의를 촉구하라"고 밝혔다.
도봉구 감사에서는 공금 횡령, 시간외근무수당 부당 수령 등의 사례도 적발됐다.
도봉구 세외수입 담당자는 2022년 12월 구금고 변경 등에 따라 보통예금계좌를 정리하던 중 세입처리되지 않은 공금 380만원을 횡령해 채무상환 용도로 사용했다.
감사원은 공금을 횡령한 담당자와 보통예금계좌 관리업무를 태만히 한 담당자들을 각각 해임, 경징계 이상 징계처분하라고 조치하고, 횡령한 공무원의 경우 고발 방안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2022년 8월부터 도봉문화재단에 파견근무 중인 공무원 D씨 등 2명은 시간외근무 사실이 없는데도 허위 시간외근무 내역을 도봉구에 제출해 500만원 상당액을 부당 수령한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시간외근무수당을 부당 수령한 2명을 징계처분(정직)하고, 부당수령액 5배의 가산금을 더한 3000여만원을 환수조치하고 3개월간 시간외근무명령을 금지하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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